[Oh!쎈 초점] ‘내딸 금사월’, 이럴거면 제목에서 금사월을 빼지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11.09 09: 12

MBC 주말드라마 ‘내딸 금사월’의 진짜 주인공은 배우 손창민과 전인화였나.
‘내딸 금사월’이 막장 전개로 흥행을 기록하는 김순옥 작가의 작품답게 인기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갈등이 갈등을 낳고, 복수와 음모가 판치는 가운데 등장인물들은 서로의 뒤통수를 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무엇보다도 이 드라마의 핵심은 신득예(전인화 분)의 복수다. 제목에 등장하는 금사월(백진희 분)의 친어머니인데 이를 알고 있는 사람은 득예 뿐이다. 득예는 남편이자 부모와 생이별하게 만든 강만후(손창민 분)를 무너뜨리기 위해 사월이 건축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다만 득예가 거짓말을 반복하고, 만후가 득예를 끊임 없이 의심하면서 두 사람의 숨바꼭질 같은 갈등이 매회 반복되고 있는 게 문제다. 득예가 복수를 준비하고, 만후를 속이고, 들킬 뻔 했다가, 위험을 벗어나는 이야기가 몇 회째 계속 되고 있다.

때문에 이 드라마는 어느새 만후와 득예의 대결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고, 두 사람의 자녀들인 사월과 강찬빈(윤현민 분), 오혜상(박세영 분)의 이야기는 뒤로 밀린 모습이다. 찬빈을 둘러싸고 사월과 혜상이 삼각관계를 형성하고 있고, 혜상이 끊임 없이 꾸미는 음모 때문에 사월이 곤경에 처하는 이야기. 이 역시도 초반부터 거듭되고 있는데, 만후와 득예의 이야기가 워낙 강도가 세다 보니 이야기 중심에서 멀어진 모습이다.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하기에 만후와 득예의 이야기가 더 적합하다고 판단을 한 듯, 이야기의 전환점과 방점이 두 사람에게 쏠리고 있다.
다만 별다른 이야기 구조 없이 큰 그림에서 비슷한 설정과 장치가 반복되는 게 문제. 방송이 진행될수록 시청률은 쑥쑥 오르고 있지만, 반복되는 이야기에 대한 시청자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워낙 김순옥 작가의 전작인 ‘왔다 장보리’가 흥미로운 막장 드라마의 전형을 보여주며 인기를 끌었던 잔상이 큰 까닭에 ‘내딸 금사월’의 단순하고 변화 없는 이야기, 심지어 초반 주인공으로 내세웠던 이들보다 다른 인물에 집중하는 전개는 아쉬움을 사고 있다.
제작진은 이 드라마를 인간 삶의 보금자리인 집에 대한 드라마로, 주인공 금사월이 복수와 증오로 완전히 해체된 가정 위에 새롭게 꿈의 집을 짓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복수를 전면에 내세운 김순옥 작가인 까닭에 집에 대한 이야기는 온데간데없을 것이라는 예상은 가능했던 바. 다만 제목에 나오는 금사월이 아닌 금사월 엄마가 이야기의 중심에 설 것이라는 예상은 하지 못했다. 더 이상 놀라울 것도 없는 이 드라마의 반전 대신에 진짜 반전은 ‘제목에서 보여준 낚시질’이다. / jmpyo@osen.co.kr
[사진]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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