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 영화패션史, 교복부터 사제복까지[강동원특집④]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5.11.05 07: 34

 ‘강동원이 사제복을 입었는데 일단 보는 게 맞다.’
영화 ‘검은 사제들’의 포스터가 공개된 후 심심찮게 들려온 말이었다. 배우 강동원은 ‘검은 사제들’에서 김신부(김윤석 분)를 도와 악령에 사로잡힌 소녀를 구하기 위해 나서는 최부제 역을 맡았다. 물론 복장은 목 끝까지 채운 사제복. 모델 출신답게 사제복마저 남다른 핏으로 완성했다. 예비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에 강동원은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 그러나 앞서 강동원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여성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복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시작은 정석대로 교복이었다. 강동원은 지난 2004년 영화 ‘늑대의 유혹’에서 여성들의 로망을 집약해 놓은 ‘백마 탄 왕자님’ 정태성 역을 맡았다. 이 작품으로 강동원은 제3회 대한민국 영화대상 신인 남우상을 수상했고, 단번에 청춘스타로 발돋움했다. ‘늑대의 유혹’은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강동원의 잘 빠진 교복 자태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아직까지도 가장 큰 메리트로 꼽힌다. 당시 강동원은 만 23세. 청춘의 청량함까지 넘치니 그 자체로도 소장 가치는 충분하다.

교복을 벗은 강동원은 세 벌의 한복을 선택했다. 영화 ‘형사 Duelist’(2005), ‘전우치’(2009), ‘군도:민란의 시대’(2014)로 이어진다. 첫 한복은 시커먼 무사복이었다. ‘늑대의 유혹’을 찍은 이듬해인 2005년 하지원과 함께 ‘형사 Duelist'’에 출연한 것. 이 작품 속 강동원은 슬픈 눈 역을 맡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 무사복을 입고 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모습은 흡사 게임 캐릭터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줬다.
다음 강동원이 선택한 한복은 ‘전우치’ 속 허름한 한복이다. 찌그러진 갓, 칙칙한 색깔에 구겨진 옷까지 여성 시청자들에게 매력을 끄는 복장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의미 있는 선택이었다. 강동원은 ‘전우치’를 통해 지금까지의 왕자님 같은 이미지를 탈피하는데 성공했다. 장난기 넘치는 망나니 도사 전우치로 변신한 것. 이로써 배우 인생에서도 전환점을 맞았다는 데에는 큰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허름한 한복을 벗고 정갈한 한복을 갖춘 강동원은 멈추지 않았다. 다시 한 번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본격적으로 악역에 뛰어든 것. 강동원은 ‘군도:민란의 시대’에서 조선 최고 무관 출신인 조윤 역을 맡았다. 한복을 휘날리며 칼 액션을 선보였고, 사연 있는 눈빛 연기까지 더해지니 다시 한 번 여심 몰이는 성공할 수밖에. 
‘한복 3부작’을 사제복이 이어받고 이제는 죄수복까지 예고했다. 강동원이 내년 초 개봉될 예정인 영화 ‘검사외전’에서 사기꾼으로 등장하는 것. 이처럼 다양한 직업을 연기할 수 있는 것은 배우라는 직업이 가진 장점 중 하나다. 그렇다면 강동원은 이 장점을 가장 잘 살리고 있는 배우 중 하나다. 교복부터 한복, 사제복, 죄수복까지 다양한 복장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 besodam@osen.co.kr
[사진] '늑대의 유혹', '형사 Duelist', '전우치', '군도:민란의 시대', '검은 사제들'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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