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의 방송 출연은 값졌다. 배우 강동원이 JTBC ‘뉴스룸’을 찾았다. 단 15분 출연에도 매력이 뚝뚝 흘러넘쳤다. 이미 강동원에 빠졌던 여성 팬들은 다시 한 번 ‘입덕’했고, 심드렁하게 생각했던 여성 시청자들은 ‘오늘부터 1일’을 외쳤고, 남성 시청자들까지 ‘여자들이 왜 강동원을 좋아하는지 알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 국민이 강동원으로 통합되는 순간이었다.
강동원은 지난 4일 ‘뉴스룸’에 출연해 손석희 앵커와 연기력, 비주얼, 이번 개봉하는 영화 ‘검은 사제들’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인터뷰는 생방송으로 진행됐는데 그 덕분에 편집을 거치지 않은 강동원의 진짜 모습이 드러났다.
강동원이 생방송을 택한 이유에서부터 그의 소탈하고 배려심 넘치는 인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손석희 앵커가 “굳이 생방송을 선택한 이유가 저를 불편하지 않게 해주려고 그랬다더라”고 밝힌 것. 강동원은 그저 멋쩍게 웃으며 “저 때문에 따로 시간을 빼는 건 죄송한 일이라서 그랬다”고 설명할 뿐이었다.
심지어 강동원은 인터뷰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스튜디오를 지키고 있었다. 원고를 두 손으로 들고 또박또박 기상예보를 전하기 위함이었다. 쑥스러운 듯 카메라 눈치를 보며 동공이 흔들리는 모습이며, 머리를 부여잡고 창피함을 스스로 삭히는 모습까지 귀여움이 넘쳤다. 이쯤 되면 반칙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비주얼에, 이 멘탈에, 이 귀여움이라니 시청자들은 강동원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이날 손석희는 강동원에게 “외모 때문에 연기력이 가려진다고 생각하나? 맡는 캐릭터에 제한이 있는가”라고 질문했다. 그러나 강동원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그걸 깨는 게 제 역량이다. 그게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처럼 그의 필모그래피가 이를 입증한다. 그리고 그가 출연한 작품들을 보면 다양한 강동원의 매력에서 빠져나올 수 없을 것이다.
‘리즈’ 작으로 일컬어지는 영화 ‘늑대의 유혹’(2004)은 ‘우산신’ 등으로 워낙 유명하다. 다소 오글거리는 설정이 있지만 청량은 느낌은 최고. 이 모습에서 성장한 강동원을 느끼고 싶다면 ‘1%의 어떤 것’(2003)으로 달달한 로맨틱 코미디를 즐기면 되겠다. 만약 최대로 귀여운 강동원을 보고 싶다면 ‘그녀를 믿지 마세요’(2004)가 있고, 그의 비주얼에 몰입하고 싶다면 영화 ‘형사: Duelist’(2005)와 ‘군도:민란의 시대’(2014) 두 작품이 있다. 장난스럽고 ‘똘기’ 넘치는 강동원이 보고 싶다면 ‘전우치’(2009), 아빠 강동원과 남편 강동원은 어떨까 간접 경험해보고 싶다면 ‘두근두근 내 인생’(2014)을 추천한다. 내일이 걱정되지 않는 날 강동원과 펑펑 울고 싶은 날에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2006)으로 함께 울분을 토하면 되겠다. / besodam@osen.co.kr
[사진] '뉴스룸'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