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 아이유의 혹독한 스물셋[논란의 아이유①]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5.11.05 16: 01

여왕의 귀환은 화려했다. 호평이 줄줄이 이어졌고 음원차트 성적은 당연한 듯 1위였다. 음악방송에 출연하지 않고도 1위 트로피를 받을 정도로 가수 아이유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딱 10일 정도의 영광이었다.
아이유가 혹독한 스물 셋을 겪고 있다. 컴백 전 의도치 않게 공개된 남자친구의 존재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것처럼 보였지만, 처음으로 프로듀싱까지 맡은 음반이 연이어 논란에 휩싸이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양새가 됐다. 퀸, 뮤지션, 싱어송라이터였던 아이유인데 갑작스러운 논란이 발목을 잡은 모습이다.
5일 출판사 동녘 측은 아이유의 미니4집 '챗셔(CHAT-SHIRE)' 수록곡 중 소석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에서 모티브를 얻어 쓴 곡 '제제(Zeze)'를 문제 삼았다. 아이유가 음반 발표 당시 '제제'에 대해 설명하면서 '섹시하다'라고 표현한 것과 일부 가사, 그리고 음반 재킷에서 핀업걸로 묘사된 것에 대해 지적한 것.

동녘 측은 "제제는 다섯 살짜리 아이로 가족에게서도 학대를 받고 상처로 가득한 아이입니다. "왜 아이들은 철들어야만 하나요?"라는 제제의 말에서 수많은 독자들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런 제제에게 밍기뉴는 따뜻한 위로를 전해주는 유일한 친구이구요. 그런데 밍기뉴 관점에서 만든 노래가 제제는 교활하다?"라고 지적했다. 물론 아이유가 소설 속 제제의 '성질'에 대해서 섹시하다고 느꼈을 수 있고, 그가 느낀 대로 가사에 표현하는 것은 자유다. 하지만 밍기뉴의 관점에서 가사를 썼다고 말한 아이유가 제제를 표현한 방식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했다.
아이유는 '제제' 가사에 '제제, 어서 나무에 올라와 잎사귀에 입을 맞춰 장난치면 못써 나무를 아프게 하면 못써. 제제, 어서 나무에 올라와 여기서 제일 어린잎을 가져가. 넌 아주 순진해 그러나 분명 교활하지 어린아이처럼 투명한 듯해도 어딘가는 더러워 그 안에 무엇이 살고 있는지 알 길이 없어'라고 적었다.
더불어 음반 재킷에서 제제가 망사스타킹을 신은 핀업걸로 묘사됐다. 이에 대해 동녘 측은 "핀업걸은 굉장히 상업적이고 성적인 요소가 다분합니다"라며 "제제가 순수하면서도 심한 행동을 많이 하는 이중적 모습을 보이는 것도 결국은 심각한 학대에 따른 반발심과 애정결핍에 따른 것입니다. 선천적으로 형성된 것이 아닌 학대라고 하는 후천적 요인에서 나온 것이죠. 이를 두고 제제를 잔인하고 교활하다고 하는 것은 잘못된 해석이라 생각이 듭니다"라고 강조했다.
음악은 창작 예술의 분야이기 때문에 곡을 쓴 사람과 듣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나올 여지가 충분하다. 아이유가 독자로서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를 읽고 제제의 성질을 섹시하다고 느꼈고, 곡을 쓰는 과정에서 그 느낌을 풀어낸 것은 창작자의 자유일 수 있다. 창작자의 해석과 상상력을 제한하는 것은 권리를 침해받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유가 쓴 가사가 이렇듯 도마 위에 올라 비난을 받는 것은 억울한 측면이 있을 수도 있는 부분이다. 물론 '동녙' 측도 "창작과 해석의 자유는 있습니다"라는 전제를 뒀다.
곡 해석에 대한 단순한 의견 차이였다면 쉽게 수그러들 논란이었지만, 앞서 제기됐던 샘플링 무단 도용 문제와 티저 표절 의혹이 연이어 터지면서 '프로듀서' 아이유의 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앞서 지난달 3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아이유가 지난 23일 발표한 미니4집 '챗셔(CHAT-SHIRE)'의 보너스 트랙 '투엔티 쓰리(Twenty three)'가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지난 2007년 발표한 곡 '김미 모어(Gimme more)'를 무단으로 샘플링했다고 지적하는 글이 게재됐다. 특히 한 팬은 아이유의 곡 중 1분 32초 부분에 나오는 'Keep on rockin'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음성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로엔트리 측은 "소속사에서 관련 내용에 대해 인지한 후 작곡가에게 문의하여 해당 부분은 편곡 과정에서 작곡가가 구입하여 보유하고 있던 보이스 샘플 중 하나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했다"라며 "하지만 당사는 사용된 보이스 샘플의 출처가 불분명하다고 판단돼, 정확한 사실 확인을 위해 즉시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소속사 측에 연락을 취해 해당 보이스 샘플에 대한 확인 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라고 즉각 공식입장을 밝혔다.
'스물셋'으로 2주 동안 각종 차트 1위를 달리고 있던 아이유에게 생긴 큰 오점이 됐다. 물론 아직 샘플링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고, 아이유는 해당 곡의 작사에만 참여하기도 했다. 억울한 측면이 있을 수 있지만, 음반 전체 프로듀싱을 내세웠던 아이유이기에 프로듀서로서의 자질이 아쉽다는 반응이다. 송라이터, 프로듀서의 책임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더불어 '제제'의 가사 논란과 함께 터진 티저 표절 의혹도 치명타다. 문화, 예술계에서 표절의 경계가 모호하다고 하더라도 의혹이라도 휩싸인다 치면 창작자에겐 굉장한 마이너스다. 공교롭게도 '제제' 티저의 표절 의혹이었다. 사실 아이유의 음악이 전 세대에서,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 만큼 이번 음반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더 아쉽다. 스물 셋 또래의 동료들은 아이돌, 걸그룹의 범주에 있을 때 유독 남달라 보였던, 뮤지션이라 불리던 아이유이기에 더욱 안타깝기도 하다. 
퀸의 자리에서 2주 만에 온갖 논란에 휩싸이며 곤혹을 겪고 있는 아이유. 장기하와의 열애 인정 당시 쿨하고, 사랑스러운 글로 똑똑하게 치명상을 이겨낸 아이유가 이번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seon@osen.co.kr
[사진]로엔트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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