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시리즈가 돌아온다. 이번에는 1988년 쌍문동의 ‘특공대’ 성덕선(혜리 분)이 중심이 된다. 연출을 맡고 있는 신원호 PD는 왜 혜리를 선택했을까. 또 혜리는 신원호 PD의 믿음에 부합되는 연기력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까.
오는 6일 첫 방송되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은 응답하라 시리즈의 세 번째 드라마로, 기획 단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그도 그럴 것이 전작들이 모두 신드롬급의 인기를 얻었기 때문에 이번 ‘응팔’에서는 어떤 배우들이 출연을 하며 또 어떤 스토리로 구성이 되는지, 일거수일투족이 화두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이번 ‘응팔’은 1988년 서울 도봉구 쌍문동을 배경으로, 한 골목의 다섯 가족 이야기를 따뜻하고 유쾌하게 그려낼 예정이다. 이미 지난 달 30일 특별 방송된 ‘시청지도서’를 통해 다섯 가족의 모습이 맛보기로 공개돼 눈길을 모았다.
혜리가 ‘응팔’에서 맡은 역할은 성동일의 딸 덕선이다. 공부보다 외모에 더 관심이 많은 쌍문고 2학년 여고생인 덕선의 별명은 특별히 공부 못하는 대가리라는 뜻의 ‘특공대’다. 일자 단발 머리에 혼자 보기엔 아까울 정도로 우스꽝스러운 화장을 하고 춤을 추는 덕선은 학창 시절의 향수를 불러모으기에 충분했다.
첫 방송 전 특별 방송이었기 때문에 혜리의 연기력을 쉽게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어색함 하나 없는 표정과 말투, 행동이 덕선 캐릭터에 부족하지 않다는 평을 얻기도 했다. 특히 언니로 출연하는 류혜영과 머리채를 잡고 싸우는 모습은 너무 현실적이다 못해 살벌하기까지 해 앞으로의 두 사람을 기대케 만들었다.
2012년 드라마 ‘맛있는 인생’을 시작으로 ‘선암여고 탐정단’ ‘하이드 지킬, 나’ 등에 출연하며 연기자에 대한 꿈을 키워왔던 혜리는 이날 공개된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도 연기를 하고 싶다는 마음을 적극 표현했다. 또 쉼 없이 연기 연습을 하는 모습을 통해 마음만 앞선 것이 아님을 증명하기도 했다.
이런 혜리에 제작진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신원호 PD는 5일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연기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저희가 만들어 놓은 캐릭터에 꼭 맞는 사람을 캐스팅하고자 한다. 정은지, 고아라도 그 전 필모그래피를 제대로 보지 않았다”고 운을 떼며 혜리 역시 성덕선 역에 부합되는 캐스팅이라고 말했다.
신 PD는 “혜리는 성덕선 역을 만들 때 많이 참고했던 친구다. 예능프로그램 등을 통해 본 혜리의 모습이 지금의 덕선이었다”며 “그런데 중간에 너무 떠서 캐스팅을 포기했다. 그러다 ‘한 번 보기나 하자’는 마음으로 만났다가 결국 여주인공이 됐다”고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또 신 PD는 “물론 시청자가 판단할 문제지만, 현재로서는 혜리의 연기가 굉장히 만족스럽다. 현장의 스태프, 선배 배우들도 혜리에 대해 굉장히 칭찬하고 만족스러워 한다”며 “혜리를 직접 만나본 분들은 다 알겠지만 굉장히 사랑을 참 많이 받고 자랐다는 생각이 드는 매력적인 친구”라고 설명했다.
신 PD의 말대로 모든 판단은 시청자들의 몫이다. 기대 이상일수도 있고, 혹은 우려대로 논란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응칠’의 정은지, ‘응사’의 고아라도 처음엔 무관심과 우려 속에 시작을 해 결국 신드롬을 만들어냈던 것을 기억한다면 혜리에게 조금의 여지는 줘도 되지 않을까.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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