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 데 덮친 격이다. 잘 나가는 가수, 음원퀸, 싱어송라이터, 뮤지션이라는 화려한 수식어를 가진 아이유가 연이어 직격탄을 맞았다. 샘플링 무단 도용 의혹이 불거진데 이어 가사 해석에 대한 논란과 티저 표절 의혹이 연달아 아이유를 강타했다. 하지만 아이유 측에서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 논란만 더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5일 출판사 동녘은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미니4집 '챗셔(CHAT-SHIRE)' 수록곡 중 '제제(Zeze)'의 가사를 문제 삼았다. 이 곡은 아이유가 소설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든 곡이라고 밝힌 바. 소설 주인공인 제제를 노래 제목으로 내세웠는데, 출판사 측에서는 아이유의 해석과 그녀가 직접 쓴 가사의 의도를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조금 더 완강하게는 소설을 읽었다는 아이유의 오독 가능성도 언급했다.
동녘 측에서 지적한 부분은 아이유가 인터뷰에서 제제를 '섹시하다'라고 표현했다는 점과 일부 가사, 그리고 음반 재킷에서 망사스타킹을 신은 핀업걸로 묘사된 제제 캐릭터다. 일단 정확히 따지면 아이유는 인터뷰에서 '제제가 섹시하다'라고 말하지는 않았다. 모순된 성격을 가진 제제의 그 성질에 대해서 섹시하다고 느꼈다는 의도였다. 아이유는 '제제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라고까지 언급했다.
소설과 음악 모두 창작 예술이기 때문에 등장인물이나 가사의 해석은 읽는 사람, 듣는 이에 따라 매우 다르게 표현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아이유는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속 제제 캐릭터가 가진 그 모순적인 성질에 대해 섹시함을 느껴 가사를 썼을 수도 있다. 물론 그렇지 않은 독자들도 있는 것은 당연하다. 창작물을 접하고 해석하는 것은 매우 개인적인 취향이기에 아이유의 해석이 틀렸다고도 단언할 순 없다. 다만 동녘 측이 '표현의 자유도 대중의 공감 하에 이뤄지는 것'이라고 밝힌 것처럼, 아이유의 해석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경우도 당연히 가능하다.
'제제'의 가사 논란에서 풀어낼 수 있는 입장은 이 정도다. 아이유가 팬미팅에서 한 말이 어땠는지 현장의 타이핑을 그대로 쏟아내는 것으로 출판사의 지적에 대한 아이유의 입장을 대신하고 있다. 이번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는데 문제의 가사를 쓴 장본인이자, '챗셔' 프로듀서인 아이유는 입을 꾹 다물었다. '제제'에 대한 그녀의 해명이든 입장이든 논란을 진화시킬 무언가가 필요하지만, 묵묵부답이다.
사실 '제제'의 가사 논란이나 음반 재킷의 캐릭터, 앞서 제기된 무단 샘플링 의혹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일찌감치 퍼져나가고 있던 상황이다. 동녘 측에서 입장을 밝히면서 사건이 빠르게 퍼진 것.
아이유는 앞서 가수 장기하와의 열애가 보도됐을 당시 직접 팬카페에 입장을 밝히는 글을, 그것도 아주 위트 있게 잘 써서 게재한 바 있다. 또 지난 3일 보너스트랙 '투엔티 쓰리(Twenty three)'가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지난 2007년 발표한 곡 '김미 모어(Gimme more)'를 무단으로 샘플링했다는 의혹을 샀을 때도, 즉각적으로 "샘플에 대한 확인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똑 부러지는 이미지처럼 남자친구의 존재를 인정할 때도 사랑스럽고 아이유다웠었고, 무단 샘플링 의혹에 대해서도 즉각 입장을 밝혔기에 이번 논란에 대한 입장을 전하지 않는 점이 아쉽다. 창작물에 대한 논란이기에 특히 더 창작자의 설명이 중요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이번 음반을 책임지는 프로듀서이기 때문이라도 아이유가 직접, 빠르게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어 보인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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