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아이유, 논란보다 더 심각한 이미지 훼손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5.11.06 14: 00

논란이 생기면 이를 진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미지를 먹고 사는 연예인들의 경우, 논란에 대한 적절한 대응 없이는 불씨가 더욱 크게 퍼지는 경향이 있어 매우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아이유의 경우도 그렇다. 처음 장기하와의 열애가 보도됐을 때 직접 심경을 고백했고, 무단 샘플링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에도 재빠르게 입장을 밝히면서 좋게 마무리되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지난 5일 불거진  미니4집 '챗셔(CHAT-SHIRE)' 수록곡 '제제(Zeze)'의 가사 해석 논란과 표절 의혹에는 잠잠하다. 아이유 측의 입장이 없으니 논란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아티스트' 아이유 이미지가 큰 타격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지난달 23일 아이유가 오랜만에 새 음반 '챗셔'를 들고 나왔을 때, 찬사가 쏟아졌다. 처음으로 프로듀싱을 맡은 이번 아이유의 음반에는 확실히 좋은 곡들이 많이 수록됐다. 아이유가 직접 쓴 가사는 탄탄한 스토리텔링을 갖추고 있었고, 아이유 특유의 감성은 역시나 '취향저격'이었다. 대중도 아이유의 음악에 공감하며 좋은 반응이 이어졌고, 지난 2주 동안 음원차트 1위와 수록곡 줄세우기, 음악방송, 각종 주간차트 1위를 휩쓴 아이유였다.

작사, 작곡에 프로듀싱까지, 더 나아가서는 연기까지 영리하게 잘해내는 아이유는 그야말로 잘 나가는 '퀸'이었다. 이번 음반을 통해서 아티스트, 프로듀서의 이미지까지 확실하게 다지면서 스물 셋 아이유의 저력이 입증됐다. 특히 아이유는 이번 음반 발매 전 발표했던 곡 '마음'이나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가요제를 통해 발표한 '레옹' 모두 음원차트 1위에 올려놓는 힘이 있었다. 직접 작사, 작곡에 참여한 곡을 발표할 때마다 1위를 하는 스물 셋의 이 여가수는 가요계에서 정말 특별한 존재였다.
그런데 일이 터졌다. 보너스트랙  '투엔티 쓰리(Twenty three)'가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지난 2007년 발표한 곡 '김미 모어(Gimme more)'를 무단으로 샘플링했다는 의혹을 샀고, 이어 출판사 동녘 측에서 '제제'의 가사를 문제 삼았다. 소설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는 이 곡의 가사 표현이나 음반 재킷 속 제제의 캐릭터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물론 이번 논란은 해석이 잘못됐다, 아니다를 따지기보다는 아이유의 적절한 설명이 필요한 문제로 볼 수 있다.
소설과 음악 등 모든 창작물은 그 창작물을 접하는 독자나 리스너들의 개인적인 취향이나 생각에 따라 해석될 수 있다. 제제가 가지고 있는 모순적인 성질이 섹시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도 분명히 있다. 창작물을 해석하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기 때문에 아이유의 해석이 틀렸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물론 대중적인 공감이 있었다면 쉽게 풀어질 일이었겠지만, 이 부분에서는 대중과 아이유의 해석, 상상력이 교집합을 이루지 못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유의 설명이 더욱 필요하다. 물론 아이유가 음반 발매 후 개최한 팬미팅과 포털사이트 네이버 V앱 생방송을 통해 '제제'에 대한 설명을 하긴 했지만, 논란이 불거진 후에는 어떤 입장도 없는 상황이다. 곡을 쓴 창작자, 프로듀서가 창작물에 대한 어떤 변호 혹은 해석을 돕는 설명을 더하지 않고 있기에 대중적으로 논란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물론 아이유의 입장에서는 이미 충분히 설명했고, 해석의 차이일 수 있지만, 어째든 연예인으로서 어떤 논란에는 답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단지 논란만의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곡을 직접 쓰지 않는 다른 아이돌에게 표절 의혹이나 무단 샘플링 의혹이 번졌다고 해도 타격이 이처럼 크진 않았을 것이다. 아이유는 이번 음반을 통해 프로듀서로 첫 발을 내디뎠다. 그동안 직접 작사하고, 작곡한 곡을 발표하긴 했지만, 이번 음반에서는 프로듀서로서의 역량도 펼쳤다. 그리고 그만큼 책임감이 더 커졌다. 아이유의 첫 번째 프로듀싱에 대한 찬사가 쏟아졌던 만큼, 연이어 터진 의혹과 논란은 찬사에 대한 배신, 아티스트 이미지에 대한 심각한 훼손으로 이어졌다. 국민 여동생에서 싱어송라이터 아티스트로 차근차근 자신만의 특별한 위치를 쌓아왔던 아이유이기에 이번 논란들이 더욱 치명상으로 다가오는 것.
그야말로 혹독한 스물 셋을 겪고 있는 아이유다. 똑부러지는 아이유에게 이토록 번진 논란이 분명 억울한 면도 있고, 할 말도 많아 보인다. 아이유가 이번 사태를 어떻게 풀어가고, 아티스트의 명예를 회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seon@osen.co.kr
[사진]로엔트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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