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드라마란 어떠한 진실에 대해 매회 가까워지는 이야기를 다루는 장르다. 그 진실이 가족, 사랑 또는 정의 등으로 나뉠 뿐, 실마리를 하나씩 밝혀가며 보는 이들의 흥미와 궁금증을 높여 끝까지 보게 만드는 것은 모든 드라마가 똑같다.
‘응답하라’ 시리즈의 남편 찾기도 그러했고, ‘그녀는 예뻤다’의 첫사랑 찾기도 마찬가지. 하지만 ‘마을’의 범인 찾기는 역대급이다. 단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다. 이 사람이 범인인가 싶으면 어마어마한 반전을 선사하며 예상을 뒤엎는다. 과연 ‘마을’의 진짜 범인은 누구일까.
지난 5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마을’(연출 이용석/극본 도현정, 이하 ‘마을’) 10회에서는 혜진(장희진 분)의 친모와 연쇄살인범의 정체에 대한 이야기가 그려졌다. 지난 9회의 엔딩에서 암시됐던 뱅이아지매 정임(정애리 분)은 윤지숙을 낳은 뒤 자궁 적출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친모 후보에서 제외됐고, 용의선상에서 벗어난 듯 했던 아가씨(최재웅 분)이 또 다시 소름 돋는 얼굴을 보이며 연쇄살인범일 가능성을 높였다.
이날 소윤(문근영 분)은 혜진이 정임의 딸이자 지숙(신은경 분)의 동생이 아닐까 의심했지만, 지숙이 정임이 오래 전 자궁절제술을 받았다는 내용이 담긴 서류를 보여줌으로써 가능성이 낮아졌다. 서류만 놓고 보면 정임이 혜진을 낳을 가능성은 없기 때문.
또한 가영(이열음 분)은 자신의 허벅지 점을 보며 혜진과의 기억을 떠올렸다. 혜진 역시 가영과 같은 점이 있었기 때문. 그리고 당시 혜진은 가영에게 "아버지 누구니?"라고 물었다. 이후 가영은 창권(정성모 분)을 찾아가 아버지가 맞는지를 물었다. 창권은 곧바로 가영의 모친인 경순(우현주 분)을 찾아가 따졌고, 가영에게 "네가 무슨 일을 저지른 건지 아냐. 네 애미를 천하의 잡것으로 만들었다"고 일갈했다.
분노한 가영은 자신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는 건우(박은석 분)가 자신을 성추행했다며 경찰에 신고했지만, 소윤 덕분에 사실이 아님이 드러났다. 하지만 수사로 인해 건우가 혜진을 죽인 범인으로 용의 선상에 이름을 올렸고, 가영은 소윤에게 건우가 혜진의 남자였다고 말했다. 이에 건우는 과거 "우리 마을에 나처럼 더러운 피가 흐르는 아이가 있다"고 했던 혜진의 말을 떠올렸다.
그런가하면 혜진이 파브리병이라는 유전병을 앓고 있음이 새롭게 밝혀졌다. 소윤이 혜진을 찾아온 연구원(정수영 분)을 만나 혜진이 희귀한 유전병인 파브리병을 앓았음을 알게 된 것. 이에 혜진의 몸에 있었다던 반점이 병으로 인한 것이며, 역시 반점이 있는 것으로 밝혀진 가영과 반점에 유독 관심을 보였던 건우도 이와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문이 제기됐다.
또한 방송 말미에는 빗속을 헤매며 지나가는 차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한 여자와 그를 바라보며 섬뜩한 표정을 짓는 아가씨의 모습이 그려지며 긴장감이 한층 고조됐다. 아가씨는 역시 용의선상에 올라있는 목재소 아저씨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 그려졌기 때문에 그에 대한 의심은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마을’은 결말을 예측할 수조차 없도록 매회 엔딩에서 반전을 안기며 짜릿함을 선사했다. 시청률과는 상관없이 연출, 극본, 연기 삼박자가 모두 잘 맞아떨어지는 ‘웰메이드’ 드라마가 주는 재미와 스릴에 시청자들 역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제 결말까지 단 6회만이 남은 상태. 과연 ‘마을’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지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SBS 방송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