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예뻤다’ 최시원은 처음부터 끝까지 멋있었다. 사랑하는 여자 황정음을 지켜주는 순정파이자, 동료들을 위해 자신의 정체를 만천 하에 공개하는 의리와 희생정신까지. 더 이상 멋있을 수 없을 것 같은 최시원이 또 다시 ‘멋짐’ 경신을 이뤘다.
최시원은 황정음, 박서준과 함께 MBC 수목드라마 ‘그녀는 예뻤다’ 인기의 중심에 있다. 극중 ‘돌아이’, ‘똘기자’라는 별명답게 하는 행동이 우스꽝스럽지만 사랑하는 김혜진(황정음 분)은 물론이고 타인에 대한 배려가 깊은 인물인 김신혁을 연기하는 중. 신혁은 지난 4일 방송된 14회에서 베일에 가려져 있던 소설가 텐이라는 사실이 공개되고, 5일 방송된 15회에서 잡지사 모스트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정체를 잡지를 통해 공개했다.
모스트 폐간을 막는 동시에, 혜진에 대한 사랑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신혁의 모습은 극적으로 그려졌다. 이미 혜진이 지성준(박서준 분)을 택한 가운데, 신혁은 사랑은 집착과 경쟁이 아니라 배려라는 멋있는 남자의 공식을 따르며 성준과 혜진을 응원했다. 여기에 모스트를 구원하기 위해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는 강수를 택하며 극적인 반전을 만드는 동시에 시청자들을 또 한 번 매료시켰다.
신혁이 멋있을 수밖에 없는 이야기였지만, 최시원이 수염을 깎고 멀끔하게 잘생긴 얼굴을 드러냈을 때 더욱 두근거렸던 것이 사실. 그동안 이 드라마에서 신혁의 반전을 위해 좀 더 추레하고 좀 더 웃긴 행동을 했던 최시원은 신혁 특유의 엉뚱한 면모를 잃지 않으면서 멋들어진 매력을 발산했다. 외모 자체도 멋있고, 신혁의 장난기 가득한 말투에 담겨 있는 혜진과 성준에 대한 배려가 진심이 느껴지게 연기한 것.
이 드라마를 본 시청자들이라면 반전을 갖고 있는 독특한 신혁과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한류스타 최시원을 분리하기 참 쉽지 않다. 최시원은 재미를 위해 얼굴을 마구잡이로 구기고, 웃을 수밖에 없는 행동과 엉뚱한 표정 연기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털털하고 배려심 깊은 신혁 그대로를 완벽히 표현한 최시원은 180도로 변신해 섹시한 분위기를 풍기면서 그동안 미처 최시원이라는 남자의 매력을 알지 못했던 이들까지 사로잡았다. 무엇보다도 워낙 이목구비가 뚜렷하게 잘생긴 얼굴인 까닭에 어떻게 보면 느끼할 수 있는 단점이 ‘그녀는 예뻤다’의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나 상당히 상쇄됐다는 것도 그가 앞으로 더 큰 비상을 할 가능성으로 이어지는 이유다.
보통 망가지는 연기가 이야기의 흐름을 깰 수도 있는데 최시원은 적절히 조절을 해가며 신혁과 ‘그녀는 예뻤다’가 모두 인기 상승세를 탈 수 있게 도왔다. 데뷔 후 꾸준히 연기를 하며, 늘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그이기에 얻은 성과이기도 하다. 최시원이 15회에서 혜진을 향한 절대적인 사랑으로 모든 것을 포기하고 큰 선물을 안기며 떠날 때 아쉬웠던 것은 그만큼 신혁이 상당히 큰 사랑을 받았기 때문일 터다.
최시원은 이 드라마가 끝난 후 군복무를 시작한다. 데뷔 이래 성실한 자세로 유명한 그이기에, 연기로 물이 오른 시점에 나라의 부름을 받고 활동을 쉰다는 게 아쉬움보다는 더 큰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성격대로 착실한 군복무 후 2년여 후 다시 대중의 곁으로 돌아올 가수 겸 배우 최시원의 활약이 벌써부터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그녀는 예뻤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