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가 꼬리를 물며 극성 강한 이야기를 이어가는 KBS 2TV 수목드라마 '장사의 신-객주2015'에 압도적 존재감을 발휘하는 복수의 화신이 등장했다. 사랑 때문에, 운명 때문에, 한순간에 돌변한 김민정이 웃으며 우는 미친 연기로 시청자를 긴장하게 했다. 장혁을 꺾어버리겠다는 서슬 퍼런 각오로 몰입도를 높인 그의 활약에 기대가 쏠렸다.
지난 5일 방송된 '객주'에서는 결국 무녀 매월이 된 개똥이(김민정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개똥이는 자신의 신기를 눌러줄 운명의 남자 봉삼(장혁 분)을 만나 그에게 혼인하자고 청했지만, 봉삼은 피로 맹세한 개똥과의 약속을 저버리면서 마음에 품은 여인, 조소사(한채아 분)가 있다고 말해 개똥이를 절망하게 했다.
이에 개똥이는 자신과 혼인하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협박했지만, 봉삼은 그 뜻을 받아들이겠다고 했고, 봉삼의 마음을 잡지 못한 개똥이는 하늘을 원망할 수밖에 없었다. 빗속에서 오열한 개똥이는 벼락을 맞고 정신을 잃었고, 깨어났을 때 그는 목멱산 국사당의 무녀, 매월이가 돼 있었다. 특히 매월이는 봉삼이의 날개를 꺾어서라도, 봉삼이의 여인인 조소사를 꺾어서라도 그를 차지하겠다는 다짐을 드러내 보는 이를 섬뜩하게 했다.
특히 김민정은 커다란 눈망울에 독기를 가득 채워 한순간에 돌변한 여인의 한을 효과적으로 표현해냈다. 그토록 거부했던 무녀의 운명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 되자 이전의 밝고 귀여운 얼굴을 모두 지운 그는 거짓말과 음모로 악행을 거듭하는 길소개 역 유오성의 카리스마에 맞먹는 강렬한 포스를 풍기며 극의 전면에 나선 것.
'객주'는 돈이 세상의 왕인 치열한 시대를 살아가는 보부상들의 전쟁 같은 장사 이야기를 그려내는데, 이 과정에서 보부상의 엄격한 규율로 인해 친형제와도 같은 이를 죽고 다치게 하는 상황에서 불거진 복수심으로 얽히고설킨 인물들이 서로를 먼저 죽이려 다양한 음모를 꾸미고 있다. 또 진정한 장사꾼으로 거듭날 봉삼의 곁에서 끊임없는 위기를 유발하는 다양한 악인들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악행을 지속하는 중이다.
이 가운데 뒤늦게 돌변한 김민정은 이미 극 안에 우글우글한 악인들 가운데서도 시청자를 공감하게 하는 안타까운 운명이라는 배경과 그를 한순간에 설득해내는 연기 내공으로 보다 강력한 갈등을 유발할 것으로 전망돼 앞으로를 더욱 기대하게 한다./jykwon@osen.co.kr
[사진]'객주'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