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참, 로맨틱 코미디인가. 추리 드라마인가. MBC 수목드라마 ‘그녀는 예뻤다’가 종영까지 단 1회만 남겨두며, 결말에 대한 관심이 웬만한 스릴러 영화 못지않게 고조되고 있다. 극중 끊임 없이 나오는 ‘모스트스러운’ 표현 그대로 시청자들이 원하는 끝맺음이 되길 바라는 목소리가 크다.
‘그녀는 예뻤다’가 마지막 퍼즐 한 개만 남겨두고 있다. 지난 5일 방송된 15회에서 지성준(박서준 분)은 잡지사 모스트 판매율 1위를 탈환하라는 본사의 지시대로 1위 등극에 성공했다. 성준과 모스트를 구원한 것은 김신혁(최시원 분). 신혁은 베일에 가려져 있던 인기 소설가 텐이었고, 자신의 정체를 공개하는 인터뷰로 모스트를 살렸다. 신혁은 성준과 김혜진(황정음 분)의 사랑을 기원하며 두 사람 곁을 떠났다. 성준은 미국 본사로, 혜진은 동화 작가가 되기 위한 도전을 시작했다.
이제 1회가 남은 가운데, 모든 갈등이 풀렸다. 성준과 혜진이 연인 관계이나, 서로의 꿈을 위해 떨어지게 됐고 재회라는 단 하나의 이야기만 남은 상태다. 후반부 들어 시청자들은 ‘그녀는 예뻤다’ 마지막 회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보통 로맨틱 코미디가 행복한 결말이라는 상투적인 마무리를 하는 것을 알면서도 유독 이 드라마는 혹시 비극 결말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던 상황. 재밌는 드라마를 만들어낸 조성희 작가가 ‘하이킥’ 출신이라는 점, 드라마 초반부터 작은 복선도 허투루 넘기지 않았다는 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로 흥미를 자극했다는 점이 결말에 대한 관심 혹은 공포로 이어진 이유가 되고 있다. 드라마 제목이 ‘그녀는 예뻤다’라는 과거형이기 때문에 슬픈 결말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이 같은 끊이지 않는 추측과 예상은 드라마에 대한 인기가 크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현재 네티즌은 다양한 추측을 쏟아내며 결말을 예상하고 있다. 착한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했기에 비극으로 마무리되지는 않겠지만 혹시나 한국 드라마는 모르는 것이라며 의견 제시에 열을 올리며 결말 추측을 하나의 놀이로 받아들이고 있다. 미국으로 건너간 성준이 혹시나 잘못 되는 것이 아니냐는 비극 결말을 예상하는 글부터, 무난하게 성준과 혜진이 결혼으로 마무리될 것이라는 희망도 존재한다. 성준과 혜진이 일과 사랑을 모두 이루길 바란다는 것. 무엇보다도 돌아온 성준이 어린 시절처럼 뚱보가 됐으면 좋겠다는 재밌는 바람도 눈에 띄고, 신혁이 소설가인만큼 이 모든 이야기가 소설이었다는 ‘파리의 연인’식 황당 결말로 마무리될 수도 있다는 불길한 예측도 있다. 그야말로 자신들이 생각하는 결말을 댓글로 주고받으면서 드라마의 여운을 더 길게 하고 있다.
마지막 회 대본은 나왔다. 제작진은 결말에 대한 함구령을 내려놓은 상태. 이제 마지막 회를 기다리는 방법 밖에는 없지만, 큰 인기를 누린 ‘그녀는 예뻤다’의 시청자들은 한동안 궁금증에 시달리는 하루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가 행복한 미소를 안길지, 아쉬운 분노를 남길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어떤 결말보다 더 아쉬운 것은 늦여름부터 초가을 우리를 두근거리게 한 재밌는 드라마가 곧 끝난다는 사실일 터다. / jmpyo@osen.co.kr
[사진]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