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아이유, '갓이유'에서 '아이몰랑'으로 '씁쓸'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5.11.06 16: 03

'소통하는 뮤지션'에서 '불통의 아이콘'으로 낙인 찍힐 위험에 처했다. 논란은 커지고 있는데 당사자는 아무 말이 없으니 뿔난 자들의 아우성은 더욱 세지고 있다. '갓이유'로 불리며 '국민 여동생' 대열에 들었던 아이유가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위기는 지난달부터 조짐을 보였다. 장기하와 데이트 현장 사진이 보도되며 비밀 연애가 뜻하지 않게 알려진 것. 둘의 나이 차가 11살인 까닭에 안 좋은 시선이 쏟아질 뻔했지만 아이유는 직접 팬카페에 "배울 것 많고 고마운 남자 친구"라는 글을 올리며 팬심을 달랬다.
진솔한 마음을 담은 고백에 악플은 사라지고 아이유와 장기하를 향한 응원이 쏟아졌다. 2년 전 장기하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갔다가 첫눈에 반했다는 아름다운 이야기까지 더해져 아이유는 일도 사랑도 놓치지 않은 영리한 아가씨가 됐다.

그리고 보름 뒤 아이유의 새 앨범이 나왔다. 자신이 처음으로 프로듀싱을 맡아 정규 앨범 못지않게 손때를 묻혔다는 미니 앨범 '챗셔'다. 그동안 숱하게 냈던 앨범과 달리 이번에는 결과물을 받을 때 손이 떨릴 정도로 긴장했다며 넘치는 애정을 자랑했다.
앨범이 나온 지난달 23일, 아이유는 스물 셋 동갑내기 팬들을 초대해 팬미팅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그는 타이틀곡 '스물셋'부터 '푸르던', '새 신발', '무릎', '제제', '안경' 등 수록곡 전부를 꼼꼼이 팬들에게 소개했다. 동화에서 모티브를 따온 만큼 자신만의 해석으로 팬들을 이해시켰다.
음악 팬들 대부분도 응답했다. '스물셋'을 시작으로 수록곡 전부가 음원 공개 직후 각종 차트에서 '줄 세우기' 진풍경을 자아냈고 오래도록 차트 1위는 아이유의 몫이었다. '음원 여제'다운 성적에 직접 프로듀싱한 앨범이라 '갓(god)이유' 찬사가 홍수를 이뤘다.
그런데 이 앨범이 아이유의 음악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만들 줄이야. 게다가 한꺼번에 집중된 위기들이다.
 
열애설도 잘 넘긴 아이유지만 보너스트랙 '23'이 샘플링 무단 도용 논란에 휩싸이고 말았다.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지난 2007년 발표한 곡 '김미 모어(Gimme more)'를 무단으로 샘플링했다는 지적이 나왔고 이 때까지만 해도 소속사 로엔엔터테인먼트 측은 진화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산 넘어 산. 아이유가 유난히 좋아하는 곡이라던 수록곡 '제제'가 성적 해석 논란에 휘말리기 시작했다. 이달 초, 누리꾼들 사이 퍼졌던 의심은 소설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를 국내에 들여온 출판사 동녘 측이 문제를 삼아 일파만파 커졌다.
이 곡은 아이유가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를 읽고 모티브를 따와 만들었다. 그는 "원작을 다 읽었다. 그래서 이 곡을 정말 쉽게 만들었다. 제제는 순수하면서 어떤 부분에선 잔인하다. 모순점을 많이 가진 캐릭터고 그래서 굉장히 매력 있다. 어린 제제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 제제가 가진 성질이 참 섹시하다고 느꼈다. 내가 그 아이의 두 가지 모습에 막 휘둘려지는 게, 또 응원하고 사랑한다는 게. 참 어마어마한 매력을 가진 캐릭터"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 '섹시하다'는 표현과 앨범 재킷에 그려진 제제의 캐릭터가 문제가 됐다. 소설 속 제제는 5살 어린 남자아이고 가정학대를 받은 인물이며 특히 작가가 자신을 투영한 인물이기 때문에 아이유의 해석은 옳지 못한 거라는 비난이 빗발쳤다.
물론 소설과 음악 등 모든 창작물과 예술은 이를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개인적인 취향이나 생각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지적하는 건 아이유의 앨범 곳곳에 묻어나는 '롤리타'적인 장치들이다. 분명 이는 범죄인 까닭에 좀 더 예민하게 느껴지는 셈이다.
게다가 소속사와 당사자가 며칠째 입을 꾹 다물고 있으니 불만과 비난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해석이 잘못됐다, 아니다를 따지기 전 아이유의 적절한 설명이 듣고 싶을 뿐인데 말이다. 
이런 가운데 아이유는 6일 오후 7시 예정된 팬사인회를 진행한다. 취소 가능성이 다분하지만 아직까지 주최 측은 "그대로 팬사인회가 진행된다"고 밝혔다. '갓이유' 찬양을 받던 아이유인데 가장 씁쓸한 때에 팬들을 만나게 됐다. /comet568@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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