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많고 놀기 좋아하는 쌍문고 2학년, 소꿉친구 5인방의 우정은 단단했다. 가진 것 없이 고달픈 삶이지만 미로처럼 얽힌 쌍문동 골목길에서 흘러나오는 정겨운 이웃들의 웃음과 나눔, 사랑이 있어 따뜻했다.
6일 오후 첫 방송된 tvN 새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이하 응팔)은 서울 쌍문동의 한 골목을 풍경으로, 정겨운 이웃들의 삶이 감동적으로 그려졌다. 앞집,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현재의 모습과 대비돼 과거에 대한 그리움을 자극한 것이다.
이날 배우 이미연의 내레이션으로 성덕선(혜리 분), 선우(고경표 분), 정환(류준열 분), 택(박보검 분), 동룡(이동휘 분)이 한 방에 둘러앉아 영화를 보는 모습으로 시작됐다. 이들은 저녁시간이 되자 엄마들의 "밥 먹어라"는 소리에 각자의 집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그러나 애정은 넘치고 또 넘쳤다. 엄마들이 서로 따뜻한 밥을 나눠먹었고 고마운 마음에 고기 반찬, 김치, 카레, 귤을 보냈다. 이는 1980~90년대 먹을거리가 생기면 무조건 나누어 먹었던 과거의 추억을 떠올려 미소짓게 만들었다.
덕선은 친언니 성보라(류혜영 분)와 저녁 밥상 앞에서 말다툼을 시작해 엄마 이일화(이일화 분)와 아빠 성동일(성동일 분)에게 호되게 혼났다. 보라가 시력이 떨어졌다며 엄마에게 "안경을 사달라"고 부탁했고, 덕선은 이에 질세라 "올해는 언니랑 절대 생일같이 안한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어 보라가 계속 안경을 사달라고 채근, 덕선은 "나 얘기했다. 이번엔 절대 생일 같이 안한다고"라고 자기 말만 했다. 이에 보라는 "야, 언니 얘기하잖아"라고 동생의 말을 가로챘고, "웃겨"라는 덕선의 무시에 갑자기 머리채를 잡았다.
덕선은 "엄마, 얘 좀 봐"라며 말려달라고 했으나 이미 시작된 자매의 싸움을 아무도 말릴 수 없었다. 화가 난 동일은 "제발 조용히 좀 살자"고 온동네가 떠나가도록 소리질렀다. 이에 결국 덕선의 서러움이 폭발했다. 위에서 치이고 아래서 치인 둘째가 섭섭함을 드러낸 것이다. 덕선은 왜 나한테만 그러냐며 방을 뛰쳐나가 눈물을 흘렸다. 언니와 동생만 챙기는 부모님에게 삐쳤고, 마침 88올림픽 피켓걸에서 탈락해 서러움이 터진 것.
한편 모범생 선우는 어린 나이에 아빠를 여의고 동생과 엄마를 모시고 사는 듬직한 장남. 늘 올바른 모습으로 동네 아주머니들의 칭찬을 받는다. 그러나 담배를 피우고 불량 학생들과 어울려다니는 게 아니냐는 엄마의 오해를 받았고, 결국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져 쌓인 오해를 풀며 눈물을 흘렸다.
택은 천재 바둑소년으로 바둑 말고는 잘하는 게 없어 친구들에게 늘 '바보'라는 소리를 들었고, 김정봉(안재홍 분)과 동룡(이동휘 분)은 축구를 하거나 춤에 관심 많은 학생이다. 이날 하교길에 상가로 놀러가다 불량학생들에게 운동화와 돈을 뜯겨 엄마의 걱정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공부에도 관심이 많은 정봉은 엄마 라미란(라미란 분)에게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말하지 않아 섭섭함을 안겼다. 엄마는 "나는 늘 알고 싶다. 선우는 엄마한테 다 말한다고 하더라. 내가 아줌마들이랑 있으면 쪽팔린다"고 솔직하게 말했고, 이에 엄마의 마음을 느낀 정봉은 빼앗긴 운동화가 없어 "운동화 좀 사달라"고 소통을 시작했다.
한편 '응답하라 1998'은 쌍팔년도 쌍문동, 한 골목 다섯 가족의 왁자지껄 코믹 가족극이다. 매주 금, 토 오후 7시 50분 방송./ purplish@osen.co.kr
[사진]'응팔'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