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와 해명은 타이밍이다. 앞서 ‘표절 논란’에 휩싸인 윤은혜에 이어 이번 아이유의 ‘가사 논란’으로 한 번 더 확실하게 입증됐다. 소통을 피하는 불통으로 논란을 가중시킨 꼴이다. 아이유의 경우 뒤늦게 대중 앞에 머리를 숙였지만, 이미 이미지는 추락할 대로 추락한 상황. 완전히 놓쳐버린 타이밍에 장문의 글로 전한 해명은 변명처럼 들릴 뿐이었다. 윤은혜는 끝까지 입을 닫고 있는데, 이런 분위기라면 어떤 활동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이유는 신중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좀 더 신중해야했다. 입을 닫고 있는 동안 논란의 불씨가 걷잡을 수없이 커져나갈 것이라는 걸 간파했어야 했다. 논란이 커지기 전에 진압을 했어야하는 게 맞다. 논란이 가중되며 부정여론이 무섭게 커져만 가고 있는데, 아이유와 소속사 측은 입장 발표는커녕 전화 연결조차 어려웠다.
결국 논란이 불거진 지 꼬박 하루가 지나고 나서야 아이유는 자신의 SNS를 통해 사과문을 올렸고, 소속사 로엔트리는 보도자료를 보내 공식입장을 전했다. 세세한 해명에 사과의 메시지를 곁들였지만, 이미 싸늘해진 대중의 시선은 이를 곱게 바라보지 않는 분위기다.
앞서 아이유는 이번 미니 앨범 ‘챗셔(CHAT-SHIRE)’의 수록곡 ‘제제(Zeze)’를 학대당한 다섯 살 아이 제제의 유일한 친구인 나무 밍기뉴의 시선으로 노래했는데, 제제를 성적인 대상으로 그려냈다는 지적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에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출판사 동녘은 5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아이유의 이번 새 앨범 수록곡인 ‘제제’에 대한 유감을 표했다. 출판사 측은 아이유의 인터뷰와 가사와 재킷 이미지를 문제 삼았다. 이후 논란이 커져나갔다.
분명히 해명하고 사과했다면 수그러들 수 있는 논란이었다. 이렇게까지 일이 커지지는 않았을 테다. 문학작품에 대한 해석은 자유로운 것이고, 그런 해석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오해가 생길 수도 있는 일 아닌가. 아이유는 지난 6일 드디어 입을 열었다. 그는 “다섯 살 어린이가 아닌 양면성이라는 성질에 대해 이야기했다”며 “이 역시 어린이가 언급된 문장에서 굳이 ‘섹시하다’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오해를 야기한 내 불찰”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미 부정여론이 무서울 정도로 커진 뒤였기에 이 같은 해명은 변명으로 들릴 뿐이었다.
해명이 빨랐다면 ‘문학의 자유로운 해석을 제한하지 말자’거나 ‘아이유가 섹시하다고 말한 것은 다섯 살 어린이가 아닌 양면성이라는 성질’이라고 함께 주장하는 옹호세력이 생겼을 수도 있을 텐데, 현재는 팬들도 쉽게 아이유의 편에 서질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의상 표절 논란으로 도마에 오른 윤은혜는 아이유보다도 심각한 케이스다. 표절 논란에 대해 끝내 사과를 하지 않고 버티기 전략에 들어간 가운데, 중국 활동은 이어가고 있어 국내 여론이 더욱 악화되고 있는 중. 국내 활동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윤은혜가 중국 예능프로그램에서 만든 의상이 표절 논란에 휩싸인 것은 지난 8월 말이었다. 당시 윤은혜는 사과보다는 표절 의혹에 대해 억울해 하면서 표절 문제를 거론한 윤춘호 디자이너가 자신의 이름을 이용해 홍보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역공을 펼쳐 놀라움을 자아냈다. 표절 시비가 명명백백하게 가려질 수 없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윤은혜가 해명 자료에서 보인 고압적인 태도는 많은 대중을 실망하게 했다. 자신의 이름을 ‘마케팅’에 이용하지 말라는 표현은 ‘연예인 갑질’로 여겨졌기 때문.
이후 윤은혜가 논란 후 중국 웨이보에 “다음 주가 기대되지 않나요? 사실 한 번 1등 한 것뿐인데 마치 내가 늘 1등 한 것처럼 이야기하네요. 어쨌든 감사합니다. 히히”라고 적은 글은 제 아무리 본인이 쓰지 않았다고 해도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었다. 가뜩이나 해명 자료가 오만하게 비쳐진 가운데 논란과 관계없이 심지어 부정적인 여론을 비웃는 듯 적은 장난 섞인 글은 한국 활동을 더 이상 하지 않으려는 작정이냐는 네티즌의 분노로 이어졌다. 중국 활동 후 한국으로 귀국하는 공항에서 얼굴을 가리고 황급하게 죄인처럼 도망을 치고, 이후 그 어떤 표명도 하지 않는 모습에서 많은 대중은 더 큰 실망을 했다.
이제 와서 윤은혜가 반성을 하고 사과를 한다고 해도 대중은 다시 뒤를 돌아보지 않을 것이다. 이미 그를 향한 여론은 날카롭고 싸늘해진 상황.
윤은혜와 아이유의 논란으로 한 번 더 확실해졌다. 사과와 해명은 타이밍이다./joonaman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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