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영이 김영광에 이어 하석진에게도 칼날을 들이밀기 시작했다. 미래병원이란 배의 선장을 자처하며 미래병원그룹을 자신의 손아귀에 넣기 위해서라면 못할 일이 없는 그. 오로지 성공만을 바라보며 자신이 하는 일이 옳다 여기는 선장이 이끄는 배의 종착점은 어디가 될까.
지난 6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디데이’(극본 황은경, 연출 장용우)에서는 박건(이경영 분)이 자신의 뜻을 거스르고 유영탁(여무영 분)의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한우진(하석진 분)과 이해성(김영광 분)을 압박하기 시작한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박건은 이해성의 의사면허 정지 처분을 위한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박건은 미래병원그룹을 차지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인 자신의 매형 유영탁을 살리기 위해 전공을 무시한 채 수술을 강행한 이해성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강주란(김혜은 분)은 재난 상황과 응급이었음을 강조하며 그를 두둔했고, 박건은 “아무리 재난이어도 규정은 규정”이라며 원칙을 내세웠다. 또한 박건은 이해성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고 있는 사실을 지적하며 그를 압박했다. 그 사이 회의에 참석한 과장들에겐 투표용지가 배부됐다. 이때 강주란은 “표결할 수 없다. 정족수 미달이다. 병원 내규에 전체 과장의 3분의 2 출석을 정족수로 정해놓고 있다. 지금 다섯 분이 비는데 정족수 미달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박건이 재난 상황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하자 강주란은 “재난이어도 규정은 규정이잖아요. 사회 정의를 지키셔야죠”라고 응수했다. 결국 자신이 한 말에 발목이 잡힌 박건은 이해성의 의사면허 정지 처분에 실패한 후 분노했다.
이해성을 제거하는 데 실패한 박건은 또 한 번의 횡포를 저질렀다. 바로 담당의까지 임의로 변경하며 미래병원에 입원해 있는 이해성 어머니의 퇴원을 종용한 것. 이를 저지하기 위해 한우진이 나섰다. 의료과실로 이해성의 어머니가 식물인간이 된 것을 빌미로 자신을 압박하던 박건에게 한우진은 양심선언을 하겠다고 선포했다. 박건은 자신의 배에서 내린 것도 모자라 팽팽한 대립각을 세우는 한우진을 향해 “이제 그만 발톱 감추지. 어차피 정말로 내쫓을 생각은 없었으니까”라며 꼬리를 감췄고, “겁주는 거다. 내 배에서 내 말 들어야지. 이 배의 선장은 나야. 듣기 싫으면 망망대해에서 상어 밥이 되던지”라는 차가운 말을 내뱉은 후 퇴원 명령을 철회했다.
하지만 박건의 횡포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는 수술 후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유영탁의 병실에 찾아가 무언가 결심한 듯한 표정을 지었고, 곧이어 한우진에겐 미래그룹의 고문 변호사가 찾아갔다. 변호사는 “박건 병원장님이 유영탁 회장님의 의료사고에 대해 한우진, 이해성 두 분을 고소하셨다”고 전했다.
이기는 것이 옳은 것이고 그것이 정의라 믿고 있는 박건에게 이해성은 늘 눈엣가시였다. 게다가 자신을 닮아 야망에 넘치던 한우진이 등을 돌리자 그에게 칼을 꽂을 계획을 세우는 잔인한 모습을 보였다. 의사로서 지켜야 할 덕목 대신 오로지 야욕을 채우기 위해 배를 조종하고 있는 박건. 그에 맞선 이해성과 한우진은 과연 이 악랄한 횡포에서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을지, 그 여부에 관심이 주목된다.
한편 '디데이'는 서울 대지진, 처절한 절망 속에서 신념과 생명을 위해 목숨 건 사투를 벌이는 재난 의료팀의 활약상을 그린 드라마. 매주 금, 토요일 오후 8시 30분에 방송된다. / nim0821@osen.co.kr
[사진] ‘디데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