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키디비가 전지윤을 꺾고 파이널 무대에 진출하게 됐다. 특히나 눈여겨볼 점은 키디비가 다른 래퍼들과 다르게 '3無'로 승리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3無는 피처링, 밴드, 대형 기획사를 말하는데, 그녀가 외적인 조건 없이 오로지 랩 실력 하나로 세미파이널 배틀을 무난히 통과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보여줄 모습이 더 기대된다.
지난 6일 오후 방송된 Mnet 예능 '언프리티 랩스타2'(이하 언프리티2)에서 세미파이널 배틀이 진행된 가운데 트루디와 예지, 전지윤과 키디비, 효린과 헤이즈, 유빈과 수아가 한 팀을 이뤄 경쟁을 펼쳤다. 이날 300명의 평가단에 의해 8명의 래퍼 중 파이널에 진출할 4명의 멤버가 결정되는 방식이다.
전지윤과 키디비의 순서가 맨 첫 번째로 배정됐고, 두 사람은 혼자 랩을 되뇌이며 긴장을 풀기 위해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키디비는 긴장한 탓에 "내려놓자 보미야"라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키디비는 "나는 밴드, 피처링, 대형 기획사가 없다. 오로지 나밖에 없다"면서 "조미료는 필요 없다. 여러분들이 피처링을 해달라"면서 승리를 확신했고 열띤 호응을 이끌어냈다.
객석의 투표 결과 키디비는 76표를 받은 전지윤을 104표 차이로 꺾고, 180표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파이널에 진출했다. 이에 키디비는 "제 한계를 뛰어넘은 느낌이어서 기분이 너무 좋다"며 "꿈만 같다. 제 몸을 다 던져서 무대 위에서 죽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전지윤 역시 키디비 못지않게 객석을 장악하는 무대를 보여줬다. "난 처음부터 해탈했다. 초반에 실력적으로 문제가 많았다"며 "저는 댓글은 신경 안 쓰지만 부모님이 제일 걱정이다. 저보다 먼저 악플을 보시는 분이기 때문"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하지만 그는 앞서 팀워크 배틀 미션에서 유빈과 한 팀을 이뤄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이날도 동료들에게 "짧은 기간 동안에 실력이 가장 많이 늘었다"는 칭찬을 받으며 실력을 자랑했다.
우리 사회의 불평등이 과거에 비해 훨씬 심해졌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는 만큼 키디비가 주변의 도움 없이 실력만으로 우승을 차지한 점은 대단한 일이다. 요즘 들어 부모님의 재력, 능력에 따라 태생적으로 인생이 결정돼 있다는 '금수저'라는 말이 유행인데 키디비가 실력만 있으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입증한 셈이다.
한편 '언프리티2'는 컴필레이션 앨범 제작을 놓고 11인의 여자 래퍼들이 치열한 대결을 펼치는 서바이벌 형식의 프로그램이다./ purplish@osen.co.kr
[사진]'언프리티2'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