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류승범과 이천희를 묘하게 섞어놓은 듯한 개성 강한 얼굴. 인기 영화만 골라 보는 대부분의 시청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얼굴. 배우 류준열이 ‘응답하라 1988’에 첫 등장했을 때 느낌일 터다. 묘하게 섹시한 분위기의 이 배우는 별다른 표정 연기 없이 덤덤한 모습만으로도 시선을 끌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지난 6일 하반기 최대 기대작으로 꼽히는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시작됐다. 복고 감성을 건드리는 ‘응답하라’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 성동일과 이일화, 김성균과 라미란, 그리고 걸스데이 혜리를 제외하고 익숙하지 않은 얼굴들이 그때 그 시절의 추억을 상기시켰다.
젊은 배우들이 정말 신선한 얼굴인 가운데, 가장 눈에 띈 것은 류준열이었다. 영화 몇몇 작품을 하긴 했지만, 인지도가 높지 않은 배우였다. 이미 일주일 전 ‘응답하라 1988’ 제작진이 살짝 공개한 미리 보기 격인 0회 방송에서 자연스러운 자유 연기로 시선을 끌었던 류준열의 연기는 묘하게 집중을 유발했다.
잘생긴 이목구비와 거리가 먼 개성 강한 얼굴, 어떻게 보면 이천희를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류승범과 비슷했다. 물론 누구를 콕 집어 똑같지 않느냐고 물어볼 수 있을 정도로 강한 인상을 풍기는 것은 아니기도 했다. 새로운 얼굴이자 인상 강한 얼굴이 주는 반가운 마음과 함께, 크게 표현하지 않아도 감정이 여실히 느껴지는 연기는 감탄을 자아냈다.
첫 방송에서 속내를 표현하지 않은 아들 때문에 속상한 엄마 라미란과의 감정 호흡은 실제 모자 사이를 보듯 좋았다. 특히 무심한 듯 보이나 속으로는 세심하게 배려를 하는 정환을 시청자들에게 훌륭히 전달했다. 사실 다수의 영화에 출연하며 연기를 잘한다는 입소문이 강했던 배우이기 때문에 대한민국 신인과 무명 배우들이 꼭 출연하고 싶어 했던 ‘응답하라 1988’에 탑승할 수 있었을 터다.
아직 첫 방송 밖에 하지 않았지만, 많은 시청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신인 배우들을 스타덤에 올리는데 일가견이 있는 ‘응답하라’ 시리즈의 새로운 별은 류준열이 될 것 같다는 예감 말이다. 한편 '응답하라 1988'은 쌍팔년도 쌍문동, 한 골목 다섯 가족의 왁자지껄 코믹 가족극이다. 매주 금, 토 오후 7시 50분 방송. / jmpyo@osen.co.kr
[사진] '응답하라 1988'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