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원'의 작가인 소재원 씨가 최근 벌어진 아이유의 신곡 '제제' 가사 논란에 분노를 표출했다.
소재원 씨는 6일 SNS에 "예술에도 금기는 존재한다. 만약 내 순결한 작품을 누군가 예술이란 명분으로 금기된 성역으로 끌고 들어간다면 난 그를 저주할 것이다. 최후의 보류는 지켜져야 예술은 예술로 남을 수 있다"는 글을 적었다.
그가 함께 덧붙인 사진은 '초등학생을 위한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책 표지. 여기에 '제제', '소재원', '소설', '예술', '창작'이라는 해시태그를 덧붙였다.
아이유는 지난달 23일 자신이 프로듀싱한 새 미니 앨범 '챗셔'를 발표했다. 음원 공개 직후 '차트 올킬' 신화를 썼지만 뒤늦게 수록곡 '제제'의 가사가 문제가 됐다.
아이유가 "소설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를 읽고 가사를 썼다. 주인공 제제는 순수하면서 어떤 부분에선 잔인하다. 모순점을 많이 가진 캐릭터고 그래서 굉장히 매력 있다. 어린 제제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 제제가 가진 성질이 참 섹시하다고 느꼈다. 내가 그 아이의 두 가지 모습에 막 휘둘려지는 게, 또 응원하고 사랑한다는 게. 참 어마어마한 매력을 가진 캐릭터"라고 설명했기 때문.
이 '섹시하다'는 표현과 앨범 재킷에 그려진 망사스타킹 신은 제제의 캐릭터가 문제가 됐다. 소설 속 제제는 5살 어린 남자아이고 가정학대를 받은 인물이며 특히 작가가 자신을 투영한 인물이기 때문에 아이유의 해석은 옳지 못한 거라는 비난이 집중됐다.
급기야 소아성애 논란으로까지 번졌고 여러 누리꾼들이 영화 '소원'을 떠올렸다. 이 작품은 초등학생 여자 주인공이 성범죄의 피해자가 돼 그 가족들이 사건 이후 겪는 일들을 담고 있는데 소아성애가 아동 성범죄로 이어질 확률이 높은 이유에서다.
특히 소재원 씨는 영화 평론가 허지웅을 향한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글 말미 "그보다 창작의 고통을 모르는 평론가 따위의 말장난이 더 화가난다"고 적어 눈길을 끈다.
앞서 허지웅은 '제제' 가사에 유감을 표한 출판사 동녘의 글을 두고 "출판사가 문학의 해석에 있어 엄정한 가이드를 제시하는 것은 옳지 않다. 모든 문학은 해석하는 자의 자유와 역량 위에서 시시각각 새롭게 발견되는 것이다. 제제는 출판사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소신을 밝힌 바 있다.
논란이 겉잡을 수 없이 커지자 아이유는 팬사인회를 진행하기 직전인 6일 오후 페이스북에 "최근 제 가사에 대하여 많은 의견이 오가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음에도 용기를 내기까지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걸렸습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제 가사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어린이가 언급된 문장에서 굳이 섹시하다는 단어를 사용해 오해를 야기한 저의 불찰입니다. 처음으로 프로듀싱을 맡은 앨범이라 흥분되고 칭찬받고 싶은 마음이 앞선 나머지 욕심을 부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실수가 많았습니다. 그 결과로 상처 입으신 분들과 저에게 실망하신 분들께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과 드립니다. 반성하고 노력해서 반드시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아이유가 되겠습니다"고 사과했다. /comet568@osen.co.kr
[사진] OSEN DB, 영화 '소원'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