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놓고 지식인들까지 '설전'…일이 커졌다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5.11.07 11: 03

당사자의 해명과 사과에도 논란은 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누리꾼들 사이 설전이 이젠 지식인들의 의견 대립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러모로 아이유의 영향력은 크다.
5일 아이유의 신곡 '제제' 가사를 두고 성적 해석 논란이 불거졌다. 아이유가 앞서 이 곡에 대해 "소설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를 읽고 '제제'의 가사를 썼다. 주인공 제제는 순수하면서 어떤 부분에선 잔인하다. 모순점을 많이 가진 캐릭터고 그래서 굉장히 매력 있다"고 소개했기 때문. 
문제는 다음 부분이다. 그는 "어린 제제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 제제가 가진 성질이 참 섹시하다고 느꼈다. 내가 그 아이의 두 가지 모습에 막 휘둘려지는 게, 또 응원하고 사랑한다는 게. 참 어마어마한 매력을 가진 캐릭터"라고 제제를 바라보는 자신의 시각을 설명했다.

이 '섹시하다'는 표현과 앨범 재킷에 그려진 제제의 캐릭터가 문제가 됐다. 소설 속 제제는 5살 어린 남자아이고 가정학대를 받은 인물이며 특히 작가가 자신을 투영한 인물이기 때문에 아이유의 해석은 옳지 못한 거라는 비난이 집중됐다.
소설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를 국내에 들여온 출판사 동녘 측은 즉각 "제제는 학대의 아픔을 가진 5살 소년이다. 밍기뉴는 제제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해 주는 유일한 친구다. 교활하고 더럽다는 표현이 적절한지 모르겠다"고 유감을 표했다.
또 아이유의 새 앨범 '챗셔' 재킷에 그려진 제제가 망사스타킹을 신고 있는 걸 가리키며 "제제에게 망사 스타킹을 신기고, 저 자세는…"이라고 문제제기를 했다.
이를 본 영화평론가 허지웅은 "출판사가 문학의 해석에 있어 엄정한 가이드를 제시하는 것은 옳지 않다. 모든 문학은 해석하는 자의 자유와 역량 위에서 시시각각 새롭게 발견되는 것이다. 제제는 출판사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트윗을 남겼다.
'제제'의 가사가 결국 소아성애 논란으로 번지자 여러 누리꾼들은 영화 '소원'을 떠올렸다. 이 작품은 초등학생 여자 주인공이 성범죄의 피해자가 돼 그 가족들이 사건 이후 겪는 일들을 담고 있는데 소아성애가 아동 성범죄로 이어질 확률이 높은 이유에서다.
그러자 영화 '소원'의 소재원 작가도 나섰다. 그는 6일 SNS에 "예술에도 금기는 존재한다. 만약 내 순결한 작품을 누군가 예술이란 명분으로 금기된 성역으로 끌고 들어간다면 난 그를 저주할 것이다. 최후의 보류는 지켜져야 예술은 예술로 남을 수 있다. 그보다 창작의 고통을 모르는 평론가 따위의 말장난이 더 화가난다"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이와 관련해 소설가 이외수는 "요즘 이슈인 아이유의 '제제'라는 곡과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라는 누리꾼의 질문에 답했다. "전시장에 가면, 작품에 손 대지 마세요, 라는 경고문을 보게 됩니다. 왜 손 대지 말아야 할까요"라고 함축적으로 소신을 밝혔다.
지난달 23일 발표된 이 곡은 10일이 지난 요즘 뒤늦게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보너스트랙 '23'의 샘플링 무단 도용 및 티저 표절 논란과 맞물려 더욱 비난이 거세지고 있는 듯하다.
아이유가 6일 오후 "제 가사로 마음에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어린이가 언급된 문장에서 굳이 섹시하다는 단어를 사용해 오해를 야기한 저의 불찰입니다. 처음으로 프로듀싱을 맡은 앨범이라 흥분되고 칭찬받고 싶은 마음이 앞선 나머지 욕심을 부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실수가 많았습니다. 그 결과로 상처 입으신 분들과 저에게 실망하신 분들께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과 드립니다. 반성하고 노력해서 반드시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아이유가 되겠습니다"고 사과했지만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스물 셋 아이유에게 유난히 매섭고 추운 요즘이다. /comet568@osen.co.kr
[사진] OSEN DB, 영화 '소원'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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