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 ‘응팔’ 혜리, 연기력 논란 단번에 불식시킨 울분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11.07 11: 14

역시 뚜껑을 따기 전에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걸스데이 멤버이자 연기 활동을 이어온 혜리가 ‘응답하라 1988’에서 방송 전 자신을 향한 우려 섞인 시선을 모두 날려버렸다. 귀여우면서도 짠한 청춘 혜리가 쏟아낸 울분은 더 이상 괜한 걱정에 혜리를 옴짝달싹 못하게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혜리는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성동일의 차녀인 성덕순 역을 맡았다. 남편 찾기의 핵심인 여자 주인공이다. 혜리는 그동안 연기 활동을 이어왔다. ‘맛있는 인생’을 시작으로 ‘선암여고 탐정단’, ‘하이드 지킬, 나’를 거쳤다. 다만 ‘응답하라 1988’이 인기 행진을 이어온 ‘응답하라’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라는 점이 혜리가 이 작품을 잘 소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 어린 시선의 이유였다.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는 그동안 신인 혹은 무명 배우를 많이 발탁했는데, 혜리는 인기 아이돌 가수라는 이유로 연기력과 별개로 무임승차한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받았다. 더욱이 ‘하이드 지킬, 나’에서 현빈을 짝사랑하는 연기를 하며, 극중 통통 튀는 성격 탓에 다소 과한 발성과 표정 연기가 문제가 됐던 것도 한 몫을 했다. 돌이켜보면 ‘응답하라’ 시리즈의 여주인공은 정은지부터 고아라까지, 연기 경험이 부족하거나 논란이 있었던 배우가 맡아 한 단계 성장을 일궈냈다.

혜리는 제작진의 안목이 틀리지 않았음을 단번에 보여줬다. 또한 기대만큼 성실히 연기를 해야 한다는 중압감을 알고 있는 영특한 배우였다. 그는 첫 방송에서 귀여우면서도 털털하고, 차녀로서의 서러움을 안고 있는 덕순을 제대로 소화했다.
올림픽 무대에 서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지만 무산되고 가족들에게 관심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자 눈물을 펑펑 쏟아내고 속상한 감정을 지르는 연기에서 안정적인 발성과 표현을 보여줬다. 앞서 망가지는 연기로 재미를 선사했던 그가 감정 연기로 이어지는 대목에서는 그간의 다소 부족했던 표현력을 벗은 느낌이었다.
기분 좋은 시작이다. 연기력 논란을 예상했던 호사가들 보란 듯이 덕순으로 완벽하게 변신한 혜리. 그가 연기하는 덕순은 그때 그 시절의 청춘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듯 정감 있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예쁘게 보이는 것보다 망가지면서 매력적인 인물을 연기하는 길을 택한 혜리의 도전이 응원을 받고 있다.
한편 ‘응답하라 1988’은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을 배경으로 쌍문동 다섯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다. / jmpyo@osen.co.kr
[사진]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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