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언프리티2’ 키디비, 진짜 힙합하는 무대 위 론다 로우지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5.11.07 13: 44

 “누가 진짜 힙합해요? 어?”
강렬한 한 마디를 내뱉은 뒤 마이크를 집어던진 키디비. 관객들은 흥분하고 또 열광했다. 진짜 론다 로우지처럼 비장하게 그라운드에 오른 그는 자신감 넘치는 플로우와 임팩트 있는 가사로 경쟁 래퍼들을 때려눕혔다. 그것도 밴드와 피쳐링, 대형 기획사의 지원 없이. 그의 가사처럼 키디비는 무대 위에서 독보적인 존재였다.
모든 래퍼가 인지도 높은 쟁쟁한 피쳐링 가수와 무대에 올랐다. 지난 6일 오후 방송된 Mnet ‘언프리티 랩스타2’(이하 ‘언프리티2’) 세미파이널 배틀에서 래퍼들은 자신의 무대를 더욱 빛나게 해줄 피쳐링 군단을 섭외했다. 

헤이즈는 엑소의 찬열을, 전지윤은 비투비 정일훈을, 효린은 ‘쇼미더머니4’ 우승자 베이식의 힘을 빌렸다. 우승후보로 거론되는 트루디 역시 소녀시대 티파니를 카드로 내세우고, 유빈은 어반자카파의 조현아를, 수아는 악동뮤지션의 이수현과 무대에 오른다. 
그만큼 중요한 무대였다. 결승 라운드를 앞두고 치러진 피 튀는 경쟁. 마지막 기회를 잡기 위해 래퍼들은 쓸 수 있는 모든 비장의 카드들을 꺼내들었다. 그런데 키디비 단 한 명만 피쳐링도, 밴드도 동원하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라운드에서 오롯이 자신의 실력만으로 뭔가를 보여주겠다는 각오였다. 자신을 믿었고, 그게 ‘진짜 힙합’이라고 여긴 것이다.
자신감과 자신에 대한 믿음은 ‘레전드’ 무대를 만들어냈다. 키디비는 ‘R.R.F(론다로우지 FLOW)’로 현장에 있던 관객은 물론 브라운관 앞에 앉은 시청자들까지 매료시키며 쾌감을 선사했다. ‘돼지 랩 들어간다’며 자신에 대한 디스도 서슴지 않았고, ‘여러분이 제 피쳐링이 돼 주셔야 한다’며 관객들 들었다 놨다 하는 여유와 무대매너를 선사하기도 했다. 
결과는 압도적. 객석의 투표 결과 키디비는 76표를 받은 전지윤을 104표 차이로 꺾고, 180표라는 일방적인 지지를 얻어 파이널라운드에 진출했다. 이에 키디비는 “제 한계를 뛰어넘은 느낌이어서 기분이 너무 좋다"며 "꿈만 같다. 제 몸을 다 던져서 무대 위에서 죽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언프리티2’ 속 키디비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그의 출연 소식이 전해진 이후 많은 이들이 그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었다. 언더 신의 여성 래퍼 중 비교적 활동 기간이 길고 그간 ‘실력파’로 평가 받아왔기 때문. 그런데 이런 기대들은 방송 첫 회에 무너져 내렸다. 싸이퍼 자기소개에서부터 가사를 절며 불안하게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이후 무대에서도 여러 차례 가사 실수로 실망감을 안긴 바.
그래도 키디비는 저력이 있고, 한 방이 있는 래퍼다. 이후 다양한 미션에서 안정적인 실력으로 프로듀서의 호평과 관객들 호응을 받았다. 23일 방송에서 ‘외줄타기’ 랩으로 제치고 8번째 트랙을 따내는 ‘역전 드라마’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번 ‘론다 로우지 플로우’ 무대는 키디비의 상승세에 방점을 찍었다. ‘언프리티2’ 속 진짜 힙합하는 래퍼가 누구냐는 질문을 던졌고, 그 주인공이 바로 자신이라는 것을 무대로 입증했다. 키디비의 자신감은 허세가 아닌 허슬이었다./joonamana@osen.co.kr
[사진] '언프리티 랩스타2'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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