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정형돈이 개그맨인데 웃기지 않는다면서 ‘웃음 사망꾼’ 별명이 붙은 박명수에게 기적의 심폐소생술을 발휘했다. 유독 남자 스타와 호흡이 좋은 정형돈은 박명수와 티격태격하면서 빵빵 터지는 웃음을 선사했다. 어둠 속에서 손을 잡고 요상하게 달달한 분위기를 형성한 두 사람은 재미가 없어 웃음장례식을 또 치를 것이라는 예상을 완전히 뒤엎었다.
박명수와 정형돈은 지난 7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외국인을 위한 관광 일정을 찾는 과정에서 암흑 카페를 찾았다. 어둠 속에서 밥을 먹고 소소한 놀이를 하는 데이트를 답사하기 위해서였다.
시작부터 큰 웃음이 터졌다. 일단 두 사람은 서로 짝이 되자 “진짜 안 맞다”, “하기 싫다”라고 투덜거렸다. 사실 박명수는 그동안 유재석과, 정형돈은 하하나 노홍철과 호흡을 맞추는 일이 많았다. 김태호 PD는 두 사람의 호흡에 대해 “‘쓸친소’ 특집 때 함께 했었는데, 유재석 씨가 15분 분량 뽑을 때 두 사람은 1분 뽑았다”라고 망한 조합이라고 설명했다.
서로 짝이 된 후 불평과 불만을 토로하는 두 사람. 특히 박명수는 “얘도 웃음 장례식을 하면 된다”라고 웃기지 않는다는 이유로 웃음 장례식을 치른 것에 대해 서운한 감정을 토로했다. 박명수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한 후 재미 없다는 네티즌의 지적으로 인해 ‘웃음 사망꾼’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제작진은 웃음 장례식을 치르며 재미를 선사했다. 둘이 함께 있어서 줄초상이 될 것이라는 정형돈의 불길한 예상과 달리 이날 방송 중 가장 재밌는 지점은 암흑 카페에서 싸우듯 달달한 조합을 보인 박명수와 정형돈이었다.
어둠 속에서 뜻밖의 스킨십을 하게 되자 “갑자기 뭐냐고? 왜 손을 잡아”라고 말한 정형돈. 제작진은 이때부터 마치 ‘우리 결혼했어요’의 가상 부부를 보듯 두 사람에게 분홍색 글자 자막을 입히고 달달한 노래를 깔았다. 분명히 티격태격 말싸움을 이어가는데 불이 꺼진 까닭에, 초반에 스킨십으로 요상한 분위기를 만든 탓에 이들의 이야기는 집중해서 듣게 됐다.
여기에 박명수의 재치가 살아났다. 정형돈에게 발을 내밀었고, 정형돈은 손인 줄 알고 “장갑 꼈어?”라고 물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생긴 웃기면서도 왠지 모르게 로맨틱한 분위기였다. 정형돈이 박명수의 국에 손을 담그게 되고, 박명수는 “이게 도대체 재밌냐?”라고 투덜거리면서도 암흑 데이트를 이어가는 모습은 시청자들을 웃게 했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박명수와 정형돈의 뜻밖의 데이트는 박명수가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엄한 디제잉을 시도하다 재미 없다는 지적을 받은 것을 단숨에 잊게 만들었다.
정형돈은 유독 남자 스타들과의 웃음 조합이 뛰어나다. 빅뱅 멤버 지드래곤, 혁오 밴드의 오혁과 티격태격하면서 무심결에 챙겨주는 모습이 가상 결혼을 보듯 훈훈한 재미를 선사했다. 이번 ‘무도 투어’ 특집 중 극히 일부분이었던 암흑 데이트는 정형돈이 스타들과 만들어가는 조합에 있어서 뛰어난 재주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했다. 함께 있기만 하면 재밌고 설레는 ‘케미스트리 요정’인 것. 동시에 정형돈은 웃기기 위해 ‘무한도전’ 제작진이 위기라는 장치를 만든 박명수까지 구원하며 줄초상을 치를 뻔한 위기를 벗었다.
한편 ‘무한도전’은 이날 ‘무도 투어’ 특집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한국 관광 명소를 발굴하는 멤버들의 모습이 담겼다. 매년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은 늘어나는데 재방문율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착안, 각자의 관광 투어를 짜고 수행하는 특집이었다. / jmpyo@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