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엄마’가 100세 시대를 맞아 불안정한 노후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대가족의 해체 이후 노인 빈곤이 사회 화두가 된지 오래다. 이 드라마는 100세 시대 어떻게 하면 행복한 노후를 살 수 있는지에 대한 걱정을 갖고 있는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지난 7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엄마’ 19회는 윤정애(차화연 분)를 재혼시키려는 자녀들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정애는 아들 김강재(이태성 분)가 투자 실패로 사기 혐의를 받게 되자 보석금을 내고 아들을 도왔다. 집과 가게를 잃게 된 정애는 불안해 했고, 며느리 이세령(홍수현 분)은 때마침 재혼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세령과 자녀들이 맞선을 계획한 것은 이유가 각기 달랐다. 세령은 시어머니를 자신이 모시게 될까봐 불안했기 때문에 재혼을 부추겼고, 장녀인 김윤희(장서희 분)는 정애의 외로움을 간파했다.
때마침 정애는 노후를 걱정했다. 정애의 지인인 장여사(윤미라 분)는 정애를 달랬다. “병이 생기면 어떻게 할 거냐. 네 자녀 중 한 명이라도 널 돌볼 것 같으냐”라고 설득했고, 정애는 시름에 빠졌다. 정애는 자녀들의 성화에 결국 맞선을 봤다. 재혼 의사가 없기에 깊은 한숨을 쉬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자신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것인지, 아니면 부양을 피하려는 이기적인 행동인지 혼란스러워 하는 정애의 마음이 느껴질 정도였다. 자녀들이 자신의 맞선을 추진한다면, 그 마음을 따라줘야 하기 때문에 응한 것이라는 엄마 정애의 무한 희생은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이 드라마가 정애의 맞선 이야기를 내세운 것은 정애를 좋아하는 엄회장(박영규 분)과의 사랑의 물꼬를 트기 위한 장치였다. 이 과정에서 불안한 노후로 인해 걱정이 많은 정애의 쓸쓸한 마음을 그리며 안방극장에게 100세 시대 행복한 노후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노인 빈곤층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뚜렷한 복지 확대 대책이 없는 가운데 노후 대비는 짐처럼 다가오고 있다. 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루면서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는 ‘엄마’가 건드린 이야기가 마냥 드라마가 아닌 이유는 여기에 있다.
한편 ‘엄마’는 오랜 세월 자식들에게 희생하며 살아온 엄마 윤정애가 모든 것을 자식들에게 다 내주고 빈 껍질만 남은 자신을 짐스럽게 여기는 자식들을 향해 펼치는 통쾌한 복수전을 담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엄마’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