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되면 '진짜사나이'는 개그맨과 찰떡궁합인 듯 싶다.
지난 8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진짜사나이(이하 '진사')'에서는 특유의 오버 DNA로 웃음을 선사하는 허경환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특히나 앞선 몇 차례 '진사'를 통해 큰 웃음을 선사했던 김영철에 이어 허경환까지, 개그맨들의 '직업병'이 '진사'의 엄격한 분위기와 맞물리면서 웃음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허경환은 시작부터 오버 DNA로 송곳 소대장의 호통을 들어야 했다. 그는 팔각모의 의미를 묻는 송곳 소대장의 질문에 웃음 강박증이 발동, "팔각정 같은 것 아니겠습니까"라고 리액션을 해 송곳 소대장을 분노케 했다. 이후 허경환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웃음 강박증이 있는 것 같다. 리액션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라고 남다른 고충(?)을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그 스스로도 웃음 강박증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지만 이는 쉽사리 지워지지 않았다. 허경환은 이후 경례 교육 시간에도 경례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신호 같은 것 아닙니까. 서로 같은 편이라는"이라는 엉뚱한 질문으로 송곳 소대장의 눈총을 받아야 했다. 또한 군가 교육 시간엔 '개가수' 본능이 발동, 점차 노래를 부를 수록 흥에 겨운 몸동작을 선보여 보는 이들을 폭소케 했다.
허경환 뿐만 아닌, 훈련병들의 불행의 씨앗도 허경환의 오버 DNA 때문이었다. 임원희를 향한 훈련병들의 눈길을 착각한 허경환은 자원해서 분대장 후보로 나섰고 끓어오르는 오버 DNA로 급기야 분대장으로 선발되기도 했다.
하지만 시작된 점호 시간, 허경환은 제대로 점호를 외우지도 못해 쩔쩔 매는가 하면 계속된 얼차려에 경례조차 하지 못하는 멘탈붕괴의 모습으로 분대 훈련병들을 진땀나게 만들었다.
허경환 본인에게도, 보는 이들에게도 허경환의 오버 DNA는 아슬아슬한 것. 허경환의 오버 DNA에 웃음을 터뜨린다면 그 자리에서 얼차려를 받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훈련병들은 세상에서 가장 힘들다는 '웃음 참기'에 돌입해야 했다.
그러나 '진사'를 시청하는 이들에게는 이만큼의 '꿀잼'은 없다. 물론 고생하는 훈련병들의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내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상황들이 빚어내는 재미는 '진사'의 웃음 포인트 중 하나임이 분명하다.
앞서 김영철이 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오버 DNA의 원조 격인 김영철은 '부릅뜬 눈', '오버 제스처' 등으로 웃음을 선사한 바 있다. 이날 역시 복부비만을 지적받으며 큰 웃음을 선사했다.
이렇듯 '진사'는 유독 개그맨과의 찰떡 궁합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허경환의 활약은 계속될 전망. 김영철-허경환, 이 두 명의 개그맨이 함께 하는 '진사' 해병대 편이 어떤 재미를 선사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진짜사나이'는 연예인들이 군부대를 찾아 군인들의 훈련과 일상을 직접 체험하는 리얼 버라이어티로 매주 일요일 오후 6시 30분에 방송된다. / trio88@osen.co.kr
[사진] '진짜사나이'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