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검은 사제들'이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가히 신드롬에 가까운 '강동원 인기' 속, 만약 영화에 함께 했던 김윤석이 없었다면 이와 같은 인기는 가능했을까.
김윤석은 영화 '검은 사제들'에서 퇴마 의식을 주도하는 김신부 역을 맡아 영화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김윤석의 무게감 덕분에 강동원, 박소담 등이 날개를 단 모양새다.
'검은 사제들'은 교통사고 이후 의문의 증상에 시달리는 한 소녀와 그 소녀를 구하기 위한 두 사제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김윤석이 맡은 김신부는 교단에선 이단아 취급을 하지만 굳은 신념을 가지고 외로운 싸움을 이어나가는 인물이다.
사실 '검은 사제들'은 김신부를 돕는 최부제(강동원 분)의 성장 스토리다. 때문에 이야기는 최부제에게 집중돼 있다. 어릴 적의 상처가 트라우마로 남은 최부제가 퇴마 의식이라는 걸 만나며 겪는 일을 다루고 있기에 영화는 최부제에 집중한다.
영화 개봉 이후 불어닥친 '강동원 신드롬'도 이 때문일 것이다. 트라우마를 겪는 최부제를 강동원은 특유의 연기력으로 안정되게 표현해냈고 이것이 영화에 재미를 더했기 때문.
뿐만 아니라 '엑소시스트'에서도 악령에 씌인 린다 블레어(레건 테레사 맥닐 역)가 세간의 주목을 받았듯, '검은 사제들'에서도 관객들 사이에선 극중 영신 역을 맡은 박소담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박소담은 어려울 법도 했던 악령에 씌인 연기를 해내며 영화에 공포스러움을 더했다.
하지만 최부제 역의 강동원도, 영신 역의 박소담도 함께 호흡을 맞춘 김윤석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일이다. 호흡을 받아주는 배우가 그 중심을 잡아주지 못하면 강동원, 혹은 박소담의 에너지는 발산되지 못했을 것이다.
때문에 감독은 그렇게나 김윤석을 원했단다. 이번 작품에서 미드필더 역할을 하는 김신부 역에는 김윤석 말고는 생각나는 사람이 없었단다. 그만큼 감독은 김윤석을 신뢰했다. 그리고 김윤석은 보란듯이 감독의 신뢰를 입증해냈다.
미드필더 역할은 쉬워보이나 가장 어려운 역할이기도 하다. 모든 일에는 허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하듯, 축구에서도 허리를 담당하는 미드필더는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그렇기에 책임감도 크고, 어려움도 크다.
연기 역시 마찬가지다. 탄탄한 연기력이 없으면 미드필더 역할은 불가능한 일이다. 감독의 김윤석을 향한 러브콜이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실제로 김윤석은 그간의 작품들을 통해 유아인, 여진구, 박유천 그리고 이번 강동원까지 청춘 스타들을 키워(?)온 바 있다. 농담으로 "간혹 키워달라며 나를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다"라고 말할 정도다.
그 능력이 이번 작품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김윤석이 밑을 든든하게 받쳐주자 강동원이 날았고 박소담이 날았다. 그러고보면 '검은 사제들'의 흥행 돌풍의 일등 공신은 사실 김윤석이 아닐까.
한편 '검은 사제들'은 지난 5일 개봉 이후 흥행 순항 중이다. / trio88@osen.co.kr
[사진] '검은 사제들'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