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황정음, 박서준, 최시원만 있나? MBC 수목드라마 ‘그녀는 예뻤다’는 몇 장면 나오지 않아도 흐뭇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명품 조연들이 있었다. 주인공인 황정음, 박서준, 최시원의 삼각관계 뿐 아니라, 모스트 편집부에 속해 이들과 함께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감초 5인방이 있다.
‘그녀는 예뻤다’가 오는 11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어린 시절 못 생겼던 지성준(박서준 분)과 예뻤던 김혜진(황정음 분)이 180도 달라진 외모로 인해 정체를 숨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지난 9월 첫 방송 이후 두달 동안 어지간히 안방극장을 울리고 웃겼던 이 드라마는 큰 이야기 줄기 외에 곁가지로 붙은 이야기도 재기발랄한 재미가 있었다. 비중은 크지 않았지만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모스트 편집부 기자 차주영 역의 신동미, 회장 아들이라는 반전이 있었던 김풍호(안세하 분), 처음엔 밉상이었지만 개과천선 후 귀여운 매력이 넘쳤던 한설(신혜선 분), 한설 바라기 김준우(박유환 분)가 주인공이다. 무엇보다도 ‘모스트스럽게’를 외치며 기괴한 패션감각으로 시선을 끈 편집장 김라라 역의 황석정이 압권이었다.
# 모스트스럽게! 진정한 돌+아이 편집장
실질적으로 일을 다 하는 부편집장 지성준(박서준 분)에게 언제나 여자의 매력을 뿜어대려고 하나 실패하는 라라. 늘 모스트스럽게 해달라는 주문을 외치지만, 모스트 편집부 어떤 사람도 그의 말을 귀기울이는 이가 없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화려한 패션, 과한 화장은 라라의 엉뚱한 ‘돌+아이’ 기질을 엿볼 수 있다. 때때로 등장해 독특한 억양으로 재미를 선사하며 이 드라마의 미친 존재감으로 맹활약했다.
# 혜진의 사수, 든든한 차선배님
신동미는 이 드라마에서 흔히 말하는 일 잘하는 직장인의 표본이었다. 도도한 듯 보이나, 혜진의 실력을 제일 먼저 발견하고 모스트 편집부로 이끄는 명품 안목을 가진 차주영이었다. 혜진이 “차기자님”이라고 부르던 사람, 혜진이 성장할 수 있도록 알게 모르게 끌어주던 선배다. 무엇보다도 털털한 성격과 혜진의 고달픈 직장생활을 위로해주는 훈훈한 인간미는 시청자들의 호감을 샀다.
# 대반전의 주인공, 회장 아들 김풍호
안세하는 후반부 대반전의 주인공이었다. 소설가 텐이었던 김신혁(최시원 분)과 함께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매일 같은 옷을 입고 다닐 것 같은 도인 분위기, 효자손으로 몸을 벅벅 긁는 청결과 거리가 먼 풍호가 회장 아들이라니. 모스트 사람들이 경악한 것만큼 회장 아들이 신혁일 것이라고 추측한 많은 시청자들의 뒤통수를 쳤다. 풍호는 신혁과 함께 혜진을 잘 챙겨줬던 따뜻한 성격의 소유자다.
# 귀여운 밉상, 한설
신혜선이 연기한 한설은 초반 혜진을 부려먹는 얄미운 성격이었다. 특히 편집부에 회장 아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팔자 한 번 고쳐보겠다고 마음 먹은 속물이었다. 준우가 회장 아들일 것이라는 생각에 접근해 교제했지만, 나중에 진실을 알게 된 후에도 준우를 택하는 의외의 순정파다. 물론 한설이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는 결정적인 장면은 따로 있었다. 꼼수로 준우와 시간을 보내게 됐지만, 배탈이 나면서 온갖 굴욕을 당하던 장면에서 그동안의 밉상 캐릭터가 완화되며 비호감을 털어내며 주목받았다.
# 순둥이 준우, 너란 남자 참 아깝다
박유환이 연기한 준우는 한설과 로맨스를 형성하며 시청자들에게 매력을 전파했다. 한설이 회장 아들로 오해하며 엉뚱하게 시작했지만, 조건을 포기하면서까지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귀엽고 멋있는 남자를 완벽히 연기했다. 박유환은 특히 황정음이 연기하는 혜진에게 “누나”라고 부르며 애교 섞인 행동으로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홀라당 빼앗았다. 시청자들은 주인공 커플 못지않게 박유환과 신혜선의 비중을 늘려달라는 요청을 할 정도였다.
/ jmpyo@osen.co.kr
[사진]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