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당하기만 하는 고구마 딸 뒤에는 이를 해결하는 사이다 엄마가 있다. '내 딸 금사월' 전인화가 '왔다! 장보리' 문지상을 능가하는 활약을 예고하며 기대감을 주고 있다. 백진희가 교활한 박세영에게 당하며 꿋꿋하게 자신만의 페이스를 간다면, 그의 주변에서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는 엄마 전인화는 딸 대신 진상을 파악하고 일을 해결해 나갈 물꼬를 트고 있다.
8일 오후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내 딸 금사월'(극본 김순옥 연출 백호민 이재진)에서는 혜상(박세영 분)이 벌인 사고의 누명을 쓰는 사월(백진희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홍도(송하윤 분)는 만후(손창민 분)의 과거 행적을 알고 그와 실랑이를 벌이다 천비궁의 공사장 건물에서 추락해 크게 다치고 말았다.
그 자리에 함께 있었던 혜상은 그 사고 원인이 자신이 마음대로 바꾼 설계도에 있다는 것을 알았고, 이를 무마하기 위해 공사 책임자인 홍도의 남편 시로(최대철 분)를 돈으로 매수했다. 결국 돈에 넘어간 시로는 공사 중간 투입된 혜상의 설계도를 모른척해주고, 원래 설계도인 사월의 설계도대로 건물을 만들어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처럼 일을 꾸미는데 협조했다. 뿐만 아니라 혜상은 그 자리에 사월이 공사 일을 마무리 하기 위해 뒤늦게 왔었다는 점을 착안, 마치 홍도가 사월이 하고 있었던 미장 공사로 인해 미끄러진 것처럼 만들었다.
착한 사월은 혜상의 생각대로 누명을 썼다. 혜상은 그런 사월을 몰아세우기 바빴고, 사월은 가족들 보기 민망해 식사도 거른 채 홍도의 가족들을 돌보는데 힘썼다. 그런 사월의 모습에 그를 좋아하는 찬빈(윤현민 분) "이 물러터진 밤고구마야"라고 안타까워하며 "이러니 내가 걱정을 안할래야 안 할 수 없다"며 그의 옆을 지켰다.
하지만 해결이 되는 것은 없었다. 혜상은 홍도의 사고로 크게 실망한 아빠 민호(박상원 분)가 건축 사무소 폐업을 선언하자 사월을 찾아가 "밥이 넘어가느냐. 일말의 양심도 없다"고 비난했다. 그런 혜상의 진짜 정체를 발견해 가고 있는 인물은 오직 사월의 친모 득예(전인화 분) 뿐이었다. 마치, 탐정처럼 사건의 진상을 파악해가는 득예의 모습은 앞으로의 '사이다 전개'를 기대하게 했다.
득예는 공사장에 만후가 커프스 단추를 놓고 간 사실을 증거로, 그가 혜상과 함께 공사장에 있었다고 짐작했다. 앞서 만후는 공사자에서 잃어버린 커프스 단추가 혹시 자신의 죄를 입증하는 단서가 될까, 애타게 찾고 있었던 상황. 득예는 그에게 혜상이 단추를 주고 갔다고 말하며 남편을 떠봤다.
상황은 득예가 예상한대로 흘러갔다. 화가 난 만후는 혜상을 따로 만나 다그쳤고, 혜상은 만후에게 "이번 사고와 회장님 연결시키지 않으려고 무진 노력하고 있다"며 공사장에서의 대화가 담긴 녹음기를 찬빈(윤현민 분)과 만남을 허락받는 보험으로 쓰고 싶다고, 원하는 바를 말하며 협박했다.
득예는 이 모든 것을 지켜보며 둘이 내통하고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는 "저 둘이 함께 일을 꾸민 게 분명하다. 그 함정에 사월이가 빠진 것이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이후 득예는 혜상의 뒤를 밟으며 그의 행동을 예의주시했고, 혜상이 자신의 가짜 정체가 들킬까 사월의 어린 시절 담요를 태우는 모습까지 목격하게 됐다.
사월의 고구마처럼 답답한 모습, 이와 대조되는 혜상의 천재적인 악행은 시청자들에게 분노를 주고 있다. 일부 시청자들은 그로 인해 이 드라마를 '발암 드라마'라 부르기도. 하지만 이처럼 답답한 전개 속 모든 진상을 파악하고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음지에서 움직이는 '사이다' 엄마 득예는 그 존재만으로도 숨통을 틔워준다. 과연 고구마처럼 턱턱 막히는 상황에 처한 딸을 사이다 엄마가 시원하게 뚫어줄 수 있을지 기대감을 모은다. /eujenej@osen.co.kr
[사진] '내 딸 금사월'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