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탁해요 엄마’ 속에서 자식들의 로맨스가 깊어질수록 부모님들은 고통을 받고 있다. 이상우와 유진 커플은 김미숙을 치사한 어머니로 만들었고, 조보아와 최태준 커플은 아버지인 송승환을 연일 충격에 빠트리고 있다. 오민석과 손여은 커플은 고두심이 이미 수준에 맞지 않는다는 반대 의사를 밝힌 바다. 자식들의 사랑은 부모님을 어째서 힘들게 하는 것일까.
지난 8일 방송된 KBS 주말드라마 ‘부탁해요 엄마’에서는 임산옥(고두심 분)과 이동출(김갑수 분)네 세 자녀들이 각각 다른 부모의 반대에 부딪힐만한 사랑을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강훈재(이상우 분)는 자신의 어머니인 황영선(김미숙 분)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이진애(유진 분)를 보다 못해 청혼을 했고, 진애는 이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장채리(조보아 분)과 이형순(최태준 분) 커플은 하룻밤을 지새운 뒤에 각자 집으로 돌아왔다. 장채리는 자신을 미국으로 보내려는 아버지의 뜻을 거역하고 도망쳤다. 끝으로 험난한 사랑이 예고된 이형규(오민석 분)와 선혜주(손여은 분)는 키스를 하며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다.
각자 커플들의 사랑이 깊어지는 만큼 부모님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진애와 훈재 커플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이는 영선이다. 처음에는 쿨하고 아량 넓은 모습으로 진애를 받아줬지만 훈재와 사이가 점점 깊어지는 것을 걱정하며 회사 대표의 권한을 이용해서 진애를 괴롭히고 있다. 영선의 문제는 본인이 치사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해서 진애를 고달프게 만들어서 훈재와 헤어지게 하려는 것이다. 영선은 이해심 넓은 어머니도 하고 싶고, 아들이 보다 더 나은 집안에 사람과 결혼했으면 하는 속물근성도 충족시키고 싶어 하는 이중적인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미움을 사고 있다. 앞으로 결혼을 약속한 훈재와 진애를 두고 어떤 모습을 보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채리와 형순의 사랑은 더욱 갈 길이 멀다. 채리의 아버지인 장철웅(송승환 분)은 형순에게 무릎 까지 꿇고 눈물로 채리와 헤어져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형순은 채리와 떨어져 있을 각오를하고 채리를 미국으로 보내기 위해 설득했다. 채리는 결코 한국을 떠날 생각이 없었고 철웅의 뜻을 맞춰주는 척하면서 결국 도망을 선택했다. 철웅은 딸을 향한 집착과 애정을 모두 보여주면서 딸바보 아버지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줬다. 철웅이 딸과 헤어지라고 형순에게 비는 모습은 가슴 절절한 부정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다.
그러면서 채리에게 냉정하게 미국으로 가지 않으면 다시는 얼굴을 보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어떻게든 채리의 마음을 돌려보고자 애썼다. 철웅은 형순의 조건 보다 딸이 자신의 말보다 형순의 말을 더 잘 따르는 듯한 모습에 더욱 충격을 받았기에 형순이 좋은 조건을 갖추게 되더라도 철웅의 마음을 돌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세 커플 중에 분량이 가장 적지만 넘어야할 장애물도 만만치 않은 커플이 형규와 혜주다. 형규는 혜주의 전남편인 김광렬(강성진 분)의 훼방도 이겨내야 하고 지난 7일 방송분에서 형규와 혜주가 급이 안맞는다고 말한 바 있는 고두심의 반대도 이겨내야 할 예정이다.
특히 형규는 그동안 혜주의 키다리 아저씨 역할을 하며 산이의 아버지 역할까지 훌륭하게 해냈다. 혜주와 형규는 악연으로 시작됐지만 점점 가까워졌다. 이날 방송분에서 혜주와 형규는 아름다운 키스신으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앞으로 파란을 예고했다. 그러나 이 커플 앞에 가장 큰 장애물은 형규의 어머니인 임산옥이다. 그 어떤 누구보다 큰 아들을 사랑하고 아꼈던 산옥으로서는 애 딸린 여자와 변호사 아들의 결혼을 쉽게 허락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산옥의 걸걸한 성격과 거친 입담으로 봤을 때, 혜주와 형규도 수많은 상처를 받을 것으로 예상돼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부탁해요 엄마’는 응원할 수 없는 사랑만을 하는 자식들로부터 상처받은 부모님들의 마음은 어디서 위로를 받아야 할지 걱정하게 만드는 드라마가 됐다. /pps2014@osen.co.kr
[사진] '부탁해요 엄마'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