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는 말은 이번 ‘애인있어요’ 결방에도 해당 되는 말인가 보다. 한일 야구 중계로 지연 방송이 예상됐지만, 경기 지연으로 인해 결국 결방이 되고 만 것. 이에 ‘애인있어요’를 보겠다고 기다리던 시청자들은 뿔이 났고, 각종 게시판을 통해 불만을 터트렸다.
SBS 주말드라마 ‘애인있어요’는 8%의 다소 낮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주말폐인 양성 드라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화제성만큼은 주말 드라마 중 단연 최고라 할 수 있다. 방송이 끝날 때마다 많은 시청자들은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설렌다는 반응과 함께 다음 스토리에 대한 궁금증을 전하며 ‘애인있어요’에 열광하고 있다.
그런데 8일 SBS가 오후 6시 45분부터 2015 WBSC 프리미어12 한국과 일본 경기를 중계 방송하면서 ‘애인있어요’는 오후 10시 20분으로 지연 편성이 됐다. 야구 경기가 오후 9시 50분께 마무리 될 것이라 판단, ‘8뉴스’를 오후 9시 55분에 편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SBS 관계자는 “이 역시도 유동적”이라며 상황에 따라 편성 변경 가능성이 있음을 피력했다.
이에 시청자들은 ‘애인있어요’가 방송 되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야구 경기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길어지면서 ‘애인있어요’는 결방 됐고, 시청자들의 분노는 폭발했다. 이들은 관련 게시판을 통해 “어떻게 일주일을 버텼는데 결방이 되냐”, “늦어도 괜찮으니까 방송을 해달라”, “계속 기다리게 만들어놓고 결방을 하는 건 무슨 경우냐” 등의 항의글을 쉴 새 없이 게재했다. 이에 결방을 알리는 기사에는 1만여 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기도 해 ‘애인있어요’의 폭발적인 인기를 제대로 실감케 만들었다.
앞서 ‘애인있어요’는 추석 연휴 기간에도 두 차례 결방이 된 적이 있지만, 그 때와 지금의 상황은 천지 차이라 할 수 있다. 특히나 지난 7일 방송된 ‘애인있어요’ 21회에서는 도해강(김현주 분)이 괴한에게 습격을 당해 쓰러지는 엔딩과 함께 최진언(지진희 분)이 해강의 사고 현장에서 절규하는 모습이 예고돼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유발한 상황. 게다가 진언이 해강의 유전자 검사 결과를 전해 받기로 한 회차인지라 이번 결방에 더욱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드라마국과 제작사의 입장에서는 ‘애인있어요’의 결방이 반가울 리 만무하다. 하지만 SBS는 국제야구소프트볼연맹 세계랭킹 상위 13개국이 참가하는 야구 국가대항전인 2015 WBSC 프리미어12를 독점 중계하고 있고, 중간에 경기를 끊을 수도 없는 상황. 속 시원하게 결방인지 아닌지를 알리고 싶어도 경기가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될 지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에 난감할 따름이다. 야구 중계를 높고 시청자와 방송국 간 의견 대립이 끝나지 않고 있는 가운데 과연 ‘애인있어요’가 오는 14일과 15일에 중계되는 한국 경기로 인해 또 다시 결방 위기에 놓이게 될지, 아니면 시청자들의 강력한 바람대로 제 시간에 전파를 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애인있어요’는 기억을 잃은 여자가 죽도록 증오했던 남편과 다시 사랑에 빠지는 동화 같은 사랑 이야기와 절망의 끝에서 운명적으로 재회한 극과 극 쌍둥이 자매의 파란만장 인생 리셋 스토리를 담은 드라마다. 김현주, 지진희를 중심으로 구멍 없는 배우들의 연기력과 촘촘하게 얽혀진 이야기 구조, 명대사의 향연, CF를 보는 듯한 아름다운 영상미, 흡인력 높은 연출력 등 부족함 하나 없는 명품 드라마라는 호평을 얻고 있다. /parkjy@osen.co.kr
[사진] S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