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현우가 달라졌다. 연하남의 대명사로 주로 달달한 드라마에 출연해왔던 배우 지현우. 하지만 ‘송곳’에서 그동안의 지현우를 잊게 만드는 연기를 펼치고 있다. 역시 배우는 어떤 캐릭터를 만나는가에 따라 연기인생이 180도 바뀐다. ‘송곳’은 지현우 연기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듯 하다.
JTBC 주말극 ‘송곳’은 대형마트에서 벌어진 비정규 노동자들의 해고를 다루고 있는 드라마다. 8일 방송에서는 노조가 결성되고 강민(현우)이 지부장에 선출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후 회사측에서는 결성된 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해 머리를 짜낸다.
민철(김희원)은 인사상무(정원중)를 만난 뒤 노조 일은 자신에게 맡겨달라며 큰 소리를 친다. 이후 민철은 노조원들을 따로 만나 설득 작업에 들어가고, 민철은 “노조에 가입한 사람은 결국은 해고가 된다. 노조가 하는 일이 월급 1,2만원 올리자고 하는 것인데, 회사에서 조금만 버티면 3만원을 올려주겠다” 등의 감언이설로 설득한다. 민철에게 설득당한 노조원들은 한명씩 이탈하게 이른다.
수인(지현우)과 강민은 고신(안내상)의 사무실에서 머리를 맞대고, 고신은 “노조가 되면 뭐가 좋은 지 사람들에게 보여줘라. 월급을 올리는 일같은 것은 할 수 없다. 그리고 오지도 않을 위기로 협박하지 말고, 돈 안드는 일부터 하라”고 충고한다. 이후 강민과 수인은 직원들을 찾아다니며 그들의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고칠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수인은 갸스통(다니엘)에게 불려가 노조에 가입한 것에 대한 폭풍 비난을 듣는다. 수인은 갸스통에게 “당신도 프랑스에서는 노조원이지 않냐. 그런 당신이 이러는 것이 실망스럽다”고 한다. 이에 갸스통은 “한국인처럼 뒷거래를 하고,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줘서 해결하는 민족은 노조가 필요없다. 룰을 안 지키는 사람들에게 그런 방식은 필요없다”고 말해 수인을 분노케 했다. 수인 역시 비난을 쏟아내며 “그건 인종차별적인 발언이다”고 말했다.
이날 지현우는 다니엘과의 연기에서 폭발적인 에너지를 쏟아냈다. 한국을 비하하는 그에 맞서 밀리지 않는 기싸움을 벌였다. 불어와 한국어가 오가는 쉽지 않은 신이었지만, 때로는 화를 누르고, 또 때로는 분노를 드러내며 강약 조절이 능한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지현우가 보여왔던 연기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한국 사회의 치부를 꼬집고 있는 드라마 ‘송곳’. 쉽지 않을 수 있는 이 드라마를 통해 지현우는 한단계 성장한 배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bonbon@osen.co.kr
[사진] ‘송곳’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