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쓸모남' 김용만, 3년 냉동된 예능인…첫 리얼예능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5.11.09 06: 50

방송인 김용만이 자숙을 끝내고 오랜만에 카메라 앞으로 돌아왔다. 2년 8개월의 공백기, 더욱이 데뷔 24년만에 처음으로 도전하는 리얼리티, O tvN '쓸모있는 남자들'(이하 '쓸모남')이다.
지난 8일 방송된 '쓸모남'은 살면서 필요한 각종 인생기술을 익혀 쓸모있는 남자로 거듭나기 위한 4명의 남자들의 좌충우돌 도전기를 담은 예능프로그램. 김용만과 함께 3명의 동생 류승수, 이상민, 진이한이 함께 했다. 또한 이들에게 미션을 부여하는 첫 회 가상 아내는 추상미가 맡았다.
오랜 공백기 탓에 김용만은 모든 게 불안하고 어색할 수 밖에 없을 터. 예전에 스튜디오 안에서 능수능란하게 진행을 하던 모습은 사라지고, 생애 첫 리얼리티에 적응하려 불안해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화면으로 드러났다. 제작진과의 사전 미팅에서는 "마음의 준비가 잘 안된다. 당장 내일 녹화라고 하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떨림을 전했다.

녹화중에도 이런 모습은 드러났다. 디스크, 공황장애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난 전산장애다"라고 말을 꺼낸 뒤 "은행 전산장애. 3년간 입금이 안된다"고 셀프디스했다. 자신의 자숙 공백기를 유머로 승화시킨 이 모습에, 분위기는 왠지 더 엄숙해졌고 이는 보는 이를 웃게 만들었다.
물론 솔직한 심경도 이어졌다. "설레서 잠이 안 왔다"며 "마이크를 달아주는데 감사했다"고 3년의 공백기를 털고 방송에 임하는 심경을 솔직히 드러내기도 했다.
자신이 가장 잘하는 스튜디오물이 아닌, 공백기 동안 예능 트렌드로 떠올랐던 관찰 예능, 리얼 예능에 뛰어든 것은 그에게는 분명 도전이었다. 하지만 이런 리얼함은, 3년만에 복귀하는 그의 솔직한 심경까지 내용 속에 자연스럽게 심어넣으며 오히려 받아들이는 이들 입장에서 느껴지는 부담감을 덜게 만드는 걸 돕기도 했다.
그는 무빙 카메라를 발견하고 "예전엔 이런 게 없었다"고 깜짝 놀라며 아이들처럼 카메라의 움직임을 확인했으며, 말을 건네기도 했다. 또 뒤늦게 "아까 마이크를 채울 때도 스마트폰으로 체크하더라"라고 신기한 점을 늘어놨다. 흡사 3년간 얼었던 냉동 예능인의 해동 후 귀환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3년 전에서 멈춰진 듯한 김용만의 예능감과 예능시계는 동생들의 놀림감이 됐고, 이에 욱하는 맏형의 모습 역시 함께 웃음을 자아냈다. 이 과정에서 최선을 다해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려는 김용만의 모습은 인간미를 전했으며, 그를 기다렸던 시청자에게 반가움을 건넸다.
앞서 김용만은 2008년 1월부터 2011년 5월까지 13억 3500만 원 상당의 판돈으로 불법 스포츠 사이트에서 불법 도박을 한 혐의로 지난 2013년 6월 징역 8월과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받고 방송 활동을 중단하며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
우여곡절을 겪고 자신의 실수를 딛고 성장하려는 김용만의 모습은 '쓸모남'의 기획의도와도 충분히 맞닿아 있다. 그가 "더 진솔한 모습으로 시청자가 공감할 수 있는 방송인이 되겠다"고 각오를 다잡은 것처럼, 앞으로 그가 리얼예능 '쓸모남'을 통해 보여줄 리얼한 모습이 얼마만큼의 공감을 일궈낼지 주목된다. / gato@osen.co.kr
[사진] '쓸모남'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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