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솔직담백 해설, "박병호, 날 뛰어넘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11.09 07: 11

"정말 부럽다. 대단한 선수다".
'국민타자' 삼성 이승엽(39)의 솔직담백한 해설이 호평을 화제다. 이승엽은 지난 8일 일본 삿포로돔에서 열린 '2015 프리미어12' 일본과 개막전에 해설위원으로 참석했다. SBS 특별 해설위원으로 마이크를 잡은 것이다. 2005년 코나미컵과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에 이어 3번째 해설로 국민타자 명성에 걸맞은 수준 높은 해설을 자랑했다.
누구보다 국제대회를 많이 나갔고, 일본에서 8년을 뛴 경력에서 우러나는 경험담과 정보력을 바탕으로 요점을 짚는 해설을 한 것이다. 여기에 차분하고 안정된 톤으로 후배들에 대한 애정 가득한 솔직하고 담백한 해설로 야구팬들에게 찬사를 받았다. 이날 SBS 중계에서 이승엽의 해설 몇 마디를 추려봤다.

▲ "박병호, 나를 뛰어넘은 선수"
메이저리그 포스팅에서 1285만 달러 거액을 받은 '홈런왕' 박병호에게는 굳이 조언을 하지 않았다. 이승엽은 "조언할 필요가 없다. 이미 저를 뛰어넘는 뛰어난 선수이기 때문이다"며 "요미우리 코치가 '제발 박병호를 우리팀에 오게 할 수 없느냐'고 물었다. 메이저리그에 1200만 달러 포스팅됐다고 했다. 정말 부럽고 대단한 선수"라고 극찬했다. 이대호에 대해서도 "홈런 타자이지만 밀어 칠 줄 안다. 아주 부럽다"며 같은 타자로서 빼어난 타격 기술을 갖춘 후배들에 부러움을 자주 표했다.
▲ "허경민, 한국시리즈에서 미웠다"
삼성은 올해 한국시리즈(KS)에서 두산에 1승4패로 패하며 대망의 통합우승 5연패 꿈을 접었다. 이날 허경민 타석이 되자 이승엽은 "두산팬 분들에게는 죄송하지만 허경민이 미웠다"고 웃으며 고백한 뒤 "두산 선수들이 KS에서 정말 잘했다. 준플레이오프부터 올라와 지쳐있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경기를 할수록 투수나 타자 모두 힘이 더 세졌다"고 우승팀을 치켜세웠다. 파울 커트로 유명한 1번타자 이용규에 대해서도 "상대 벤치에서 보면 정말 짜증스럽다. 그냥 안타로 내보냈으면 한다"고 재치 있게 말했다.
▲ "상수야, 오랫동안 선수생활 롱런해라"
대표팀 모든 선수들이 나올 때마다 애정 가득한 설명을 한 이승엽지만 그도 사람인지라 팔이 안으로 굽는 법. 같은 삼성의 후배 김상수가 교체로 나오자 더 큰 애정을 드러내다. 이승엽은 "상수가 KS에서 타구를 잡아 발목을 삐끗했다. 생각보다는 유연성이 부족해 한 번씩 부상이 온다"며 "몸이 아프면 100% 야구장에서 실력을 발휘할 수 없다. 본인도 답답하고 팀도 답답하다. 고등학교 후배이기 때문에 몸 관리 잘해서 100% 컨디션으로 오랫동안 선수생활 롱런했으면 좋겠다"고 덕담했다.
▲ "세상에 못 치는 공은 없다, 다만 힘들 뿐"
한국은 이날 일본 선발 오타니 쇼헤이의 괴물 투구에 무기력하게 막혔다. 이승엽은 "세상에 못 치는 공은 없다"고 거듭 말하면서도 "다만 힘들 뿐이다"고 덧붙였다. 오타니에 대해서도 "160km를 던져도 약점은 있다. 변화구보다는 직구에 초점을 맞추고 초구부터 스트라이크가 들어오면 맞혀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최고 161km 강속구를 던지는 오타니는 당초 예상보다 더 강력했고, 한국은 그에게 삼진 10개를 당하며 무릎 꿇었다. 이승엽 말대로 못치는 공은 없어도 공략은 어려웠다.
▲ "투수력은 일본이 위, 타격은 한국"
한일 야구의 수준 차이에 대한 견해도 솔직하게 밝혔다. 이승엽은 "투수력은 일본이 앞선다고 볼 수 있지만 타자는 우리도 일본에게 뒤지지 않는다"며 "일본은 상대방 약점을 너무 파려고 하는 성향이라면 우리는 본인이 갖고 있는 장점을 발산시키려고 한다. 역사가 40년 이상이 늦지만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작년 삼성에서 뛴 밴덴헐크도 일본보다 한국 타자들이 상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 타자들은 언제든 홈런을 때릴 수 있기 때문에 짧게 커트하는 일본보다 어렵다"고 설명했다.
▲ "의기소침 말라, 본선에서 日 설욕하길"
투타 모두 열세를 드러낸 한국은 일본에 0-5 영봉패를 당했다. 하지만 이승엽은 비판 대신 응원으로 후배 선수들을 따뜻하게 격려했다. 그는 "의기소침할 필요 없다. 이제 첫 경기이고, 앞으로 예선 4경기가 더 남아 있다. 꼭 힘내서 대만을 거쳐 (준결승·결승전이 열리는) 도쿄까지 갈 수 있도록 부탁한다. 예전에도 일본에 예선에서 이기고 본선에서 진 것이 제일 억울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본선에서 꼭 일본에 설욕을 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waw@osen.co.kr
[사진] 삿포로=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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