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오디션의 가장 큰 특징은 복불복입니다. 지원에 크게 제한을 두지 않는 만큼 다양한 사람들이 몰려드는데요, 그래서 볼거리가 많지만 그 만큼 옥석을 가려내는 데 좀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죠. 학교 수업이 마치는 시간이 되자 본격적으로 더 많은 학생 참가자들이 오디션장으로 몰려들었습니다. 해가 뉘엿뉘엿 질 때까지 쇼는 계속됐죠.
▲떨리는 마음을 안고 무대에 오른 중국-일본 혼혈 참가자. 댄스를 선보일 때 짓는 카리스마 표정 연기와 단단한 몸에서 뿜어져나오는 에너지가 상당합니다. 노래 실력은 음..많이 긴장한 탓인지 음정이 불안불안했습니다. 심사위원들의 점수는요?
▲유난히 웃는 모습이 밝은 귀여운 소녀 참가자가 무대 위에서 끼를 뽐냈습니다. 아직 젖살이 통통한 중국-인도네시아 혼혈이었죠. 미국에서 진행된 오디션인 만큼, 많은 참가자들이 혼혈이었어요. 다국적 정체성을 지닌 참가자들이 한국 가수들의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요. 보아, 2NE1, 빅뱅, 2AM 등의 K팝 뮤지션들의 노래가 다수 등장했습니다. 그룹 소녀시대의 데뷔곡 '다시 만난 세계'의 모든 파트를 혼자 부른 참가자도 있었죠. 여자 참가자가 빅뱅 태양의 '눈 코 입'을 부르기도 했고요.
그런데 인상적인 것은 이런 아이돌 그룹 뿐 아니라 '아, 이런 노래도 알아?'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오래된 한국 발라드곡 역시 종종 등장했다는 사실이었죠. 해외 시장에서 소비되는 K팝 곡들의 깊이를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하겠습니다.
▲선글라스와 스키니 팬츠로 멋을 내고 무대에 오른 남자 참가자. 무대 위에서는 선글라스를 벗고 민낯으로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참고로 이날 오디션에는 여자들의 수가 훨씬 많았어요. 그래서 상대적으로 남자 참가자들의 면면이 더욱 부각됐죠. 태국 출신인 20대 청년은 무대 위에서 열광적으로 춤을 췄습니다. 잘 춘다기 보다는 열심이었죠. 파워풀했지만 약간은 뻣뻣했거든요. 그래서 더 귀엽긴 했지만요.
▲ 드디어 처음으로 심사위원들의 눈길을 사로 잡은 중국인 혼혈 남자 참가자가 등장했습니다. 훤칠한 키에 서글서글하고 착해 보이는 얼굴이 호감형이었는데요. 발성도 시원시원하고 랩 실력도 준수했습니다. 본인이 연기 또한 준비해왔다며 즉석 연기도 보여줬죠. 광기를 분출하는 캐릭터였어요. 가수와 배우의 꿈을 동시에 갖고 있다고 합니다. 이날 오디션에서 연기를 보여준 유일한 남자 참가자이기도 했습니다.
▲오디션장 밖에서부터 어딘지 모르게 어색한 듯 기웃기웃하는 트레이닝 복 차림의 두 소년이 눈에 띄었습니다. 굉장히 앳된 모습의,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동네 아이들 같았죠. 형제라고 하더군요. 이 둘은 나름 소박하지만 정겨운 커플룩을 차려 입고 기타를 맨 채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불렀어요. 솔직히 잘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나름 서정성이 깃든 음악이 남매그룹 악동뮤지션을 연상시켰는데요. 아직 많이 어색하고 부족해도 묘한 매력이 느껴졌습니다. 10대 초반의 이 소년들은 앞으로 키도 더 쑥쑥 자랄 것이고 기타와 노래 실력도 일취월장할 것입니다. 그럴 가능성을 생각하면, 일단 후보에 올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겠죠?
▲이날 상대적으로 그 수가 적었던 한국인 참가자들 중에는 찬송가를 부른 20대 남자 참가자도 있었습니다.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신실한 표정으로 노래에 몰두한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는데요. 찬송가와 다른 또 하나의 곡을 준비했지만 시간 관계상 다른 한 곡은 부르지 못했습니다. 말 그대로 진짜 '교회 오빠'였습니다.
▲이 오디션에 참여하기 전부터 뛰어난 비주얼로 지역사회에서 유명하다고 소문이 난 쌍둥이가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중국인 고등학생들로 미국으로 유학을 왔다고 하는군요. 180cm 정도의 키에 조막만한 얼굴, 놀라운 비율의 소유자들이었죠. 한 눈에 봐도 연예인 느낌이 줄줄 납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둘 다 숫기가 없었어요. 가사를 외우지 못해 휴대폰을 보면서 노래를 부르기도 했습니다.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부족했어요. 혹시 음치일지도 모를까요? 오 마이 갓. 너무 긴장한 탓인지 심사위원들의 질문에 대답도 시원시원하게 못 했고요. 과연 심사위원들은 그들의 가능성에 손을 들어줄까요, 아니면 아쉬운 오디션 준비에 탈락의 고배를 안길까요? 심사위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좀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해 보이네요.
▲ 2004년생 참가자입니다. 다소 흥분해서인지 얼굴이 상기된 굉장히 어린 친구가 오디션장을 방문했는데요. 그 나이 특유의 발랄함과 귀여움을 가득 뽐냈습니다. 아이의 아버지는 아들이 무대 위에서 노래 부르는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며 모든 모습을 휴대폰에 담아냈죠. 노래를 마치자 아들과 신나게 하이파이브를 했습니다. 당락을 떠나 다정한 부자의 모습에 보는 이의 마음까지 훈훈해졌습니다. 이들 부자에게는 일종의 추억이 생긴 셈이죠./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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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IGNAL ENTERTAIN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