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승전 자기 자랑'이었지만 그 주인공이 가수 신승훈이었으니, 마땅히 수긍할만하다.
신승훈은 지난 9일 오후 방송된 SBS '힐링캠프-500인(이하 '힐링캠프')'에서 자신의 히트곡들과 함께 '사람 신승훈'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특히 모든 이야기 때마다 의도치않은 '자기 자랑'으로 끝이 났지만 신승훈이 걸어온 25년 역사를 아는 이라면 모두가 수긍할 만한 자랑이었다.
그는 오프닝부터 '자기 자랑'이었다. 그는 "내가 1990년 11월에 데뷔를 했다. 말 그대로 혜성처럼 나타났다"라며 셀프 자랑을 했다. 그리고 이후 그가 부른 노래는 '미소 속에 비친 그대'였다.
당시 '미소 속에 비친 그대'의 인기를 아는 이라면 신승훈이 소개했던 '혜성처럼 등장'을 충분히 이해할 것. 음악 전공도 아니었던 그가 작곡에 능력이 있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준 데뷔곡이었다.
이후 시작된 '힐링캠프'에서 신승훈은 모든 말이 기승전 '자랑'으로 끝나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MC들이 "신승훈 씨가 겸손을 가장한 고도의 셀프 자랑을 하는 것 같다"고 하자 "저 지금 히트곡 삼분의 일도 안 했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장동건도 날 부러워했다"는 말로 시선을 모았다. 그는 "신인 배우들이 가수 무대의 조언을 해줄 때가 있었다. 그때 가수들의 위상이 굉장히 셌을 때였다. 예전에 좋아하는 연예인이면 거의 가수였다"라며 "장동건이 진짜 이야기한거다. '가수들이 무대에서 노래부르면 몇 천 명이 환호하고 그러지 않나. 진짜 부럽다'라고 말을 했었다"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피아노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도 기승전 자랑이었다. 물론 신승훈 본인은 겸손의 뜻으로 말한 것이었지만 어찌됐든 신승훈의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날 그는 "내가 피아노를 잘 쳤으면 엔리오 모리꼬네가 됐을 것"이라며 "그래서 인터넷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그런데 강의 마지막에 이정도로 칠 줄 알면 '그 후로 오랫동안'을 작곡할 수 있다고 하더라. 깜짝 놀랐다"라고 소개했다. 뿐만 아니라 "내 노래가 그렇게 비춰질 줄 몰랐다.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작곡한 건데"라고 말해 "또 자랑이다"라는 MC들의 웃음 섞인 핀잔을 들었다.
'자기 자랑'을 한다며 MC들은 핀잔을 줬지만 그 누구도 아닌 신승훈이 자랑을 한다면 충분히 이해 가능한 상황. 그도 그럴 것이 '발라드의 황제'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는 그인만큼 그는 발라드계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다.
히트곡만 해도 수십 개다. '미소 속에 비친 그대', '아이 빌리브(I Believe)', '보이지 않는 사랑', '그 후로 오랫동안', '나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니가 있을뿐', '날 울리지마', '전설 속의 누군가처럼' 등 이름만 들어도 아는 노래들이 수두룩하다.
비록 길거리에서 눈 마주친 중학생이 '보이스코리아'에 나온 사람이라는 말을 했을지라도, 클래스는 변하지 않는다. 신승훈의 이름이라면 '기승전 자랑'도 이해되지 않을까. / trio88@osen.co.kr
[사진] '힐링캠프'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