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한 번쯤은 공평하게 경험하게 되는 감정 중의 하나는 짝사랑이 아닐까. 물론 아름답고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있을 수도 있지만 겪을 때만큼은 고통의 향연이다.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이 보는 이의 마음을 안타깝게 한다. 이동욱을 향한 순수한 박희본의 짝사랑이 안타깝다 못해 슬프다.
지난 9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풍선껌’(극본 이미나, 연출 김병수) 5회는 키스를 하는 박리환(이동욱 분)과 김행아(정려원 분)의 모습을 우연치 않게 목격하고 충격에 빠진 홍이슬(박희본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그 날 이후 이슬은 업무도 제대로 보지 못할 만큼 충격의 도가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친구인 줄로만 알던 두 사람이 서로 좋아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더불어 리환과 행아의 마음이 이미 번질대로 번져 자신이 끼어들어갈 틈이 없다는 것에 낙담했다.
앞서 술에 취한 행아를 보살피던 리환을 봤을 때부터 그랬다. 마음속으로 극심히 질투한 것. 이날 행아는 이슬의 명품 가방을 망가뜨렸는데, 하필이면 키스한 다음 날 행아가 그것을 사과하기 위해 이슬의 치과병원으로 찾아왔다. 역시 바쁘다는 핑계로 그녀를 들여보내지 않다가 겨우 마음을 다잡고 얼굴을 봤다.
이슬은 살갑게 다가오는 행아의 사과에도 “됐다”며 쳐다보지도 않다가 “아침에 리환이가 가져온 귤인데”라는 말에 그제서야 애처롭게 쳐다봤다. 자신의 마음에도 꿈쩍도 않고, 행아만 챙기는 리환의 선심에 질투를 느낀 것이다.
결국 이슬은 용기를 내 리환에게 고백하기로 결심했다. “내일 시간 있나. 그동안 감사해서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고 말했다. “약속이 있다”는 대답에도 굴하지 않고 호감을 드러냈다. 이슬이 자신을 좋아하고 있음을 눈치 챈 리환은 “이슬 씨는 오해안할 것 같아서 제가 편하게 대했다보다”고 사과했다. 이슬은 “전 감히 좋아하면 안 된다는 뜻”이냐며 한걸음 더 다가가고 말았다. 리환은 더 좋은 사람을 만나라는 말로 이슬의 마음을 에둘러 거절했다.
한편 행아는 리환의 마음을 받아들이고 사랑을 시작하기로 했다. 자신을 만나러 방송국으로 온다는 리환의 문자에 녹음 방송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집에서 방송국에서 간 것. 리환은 행아를 보고 환하게 웃으며 화답했다. 두 사람의 사랑이 시작되며 이슬이 리환과 이루어질 가능성은 더 낮아진 셈이다.
짝사랑의 가장 위험한 점은 상대는 모르는 사이 혼자 마음을 키워가고 있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이슬은 용감하게 고백했다. 좋은 결과를 기대하지 않고서도 말이다. 하지만 리환과 행아의 사랑이 탄탄대로를 걸을 수 있는 건 아닌 듯싶다. 리환의 엄마(배종옥 분)가 반대하기 때문이다. 이슬이 과연 두 사람의 틈을 비집고 들어갈 수 있을지, 아니면 그대로 정리하고 극성스러운 엄마(박준금 분)가 정해준 남자와 만나 결혼하게 될지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purplish@osen.co.kr
[사진] '풍선껌'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