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신세경은 오빠인 변요한을 찾지 않을까. ‘육룡이 나르샤’ 변요한이 동생 신세경이 있던 이서군 마을 사람들이 몰살 당했음을 알고 분노할 때 했던 생각이다. 그리고 지난 방송에서 이 의문이 풀렸다. 김명민을 중심으로 얽혀있는 두 사람이 과연 언제 만나게 될 지 궁금해진다.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에서 분이(신세경 분)와 땅새(변요한 분)는 어릴 때 헤어져 현재 서로의 생사도 모른 채 살고 있다. 어릴 적 땅새(윤찬영 분)와 분이(이레 분)는 엄마를 찾기 위해 개경에 갔다가 이방원(남다름 분)을 만났고, 그렇게 세 사람은 정도전(김명민 분)과도 인연을 맺었다.
하지만 이도 잠시. 권문세족의 수하들이 마을 이서군을 습격했고, 이에 도망을 가던 연희(박시은 분)가 봉변을 당하면서 땅새의 삶은 180도 달라지게 됐다. 목숨을 버리려던 순간 장삼봉(서현철 분)을 만나 그의 제자가 된 것. 이 때부터 땅새와 분이는 헤어져 살아가게 됐다. 그렇게 자란 땅새는 가끔씩 이서군을 찾아가 마을 사람들과 황무지를 개간하는 분이를 뒤에서 바라보다 돌아오곤 했다. 그렇게라도 동생을 지켜주고 싶은 오빠의 마음이었다.
그러나 땅새는 홍인방(전노민 분)의 가노들에게 마을 사람들이 몰살을 당했음을 뒤늦게 전해듣고는 분노했다. 정도전의 뜻을 따르면 썩어빠진 고려를 없애버릴 수 있을거라 믿었던 땅새는 이 모든 분노를 대업을 위해서라면 희생은 감수해야 한다고 하는 이방원(유아인 분)에게 토해냈다. 그리고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정도전에게 “다시 만나면 죽일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제 땅새는 분이가 죽었다고 생각할 테다. 이미 정인이었던 연희(정유미 분)에게선 다시 만나지 말자는 이별을 통보 받은 상황. 이제 땅새의 옆에는 갑분(이초희 분)이 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는 늘 노래를 부르며 외로운 마음을 달랬다.
그런데 왜 분이는 오빠 땅새를 찾지도, 그리워하지도 않을까. 분이의 입에서 땅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건 정도전에게 오빠가 떠났다는 말을 할 때 뿐이었다. 마을 사람들을 챙기던 분이의 성정을 본다면 분명 오빠를 그리워할 만도 한데 이상하게도 분이는 지금껏 단 한 번도 오빠를 궁금해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 의문은 지난 9일 방송된 11회에서 조금이나마 해소가 됐다.
이날 방송에서 분이는 추포돼 고문을 받은 이방원을 몰래 찾아가 홍인방의 말을 전했다. 그리고 그에게 “내가 왜 너 마음에 들어하는지 알아? 안 죽을 것 같아서. 안 떠날 것 같아서야”라고 말했다. 이에 이방원은 “안 죽어. 반드시 살아서 나갈거야. 기다려”라고 대답했다.
밖으로 나온 분이는 ‘죽지마. 난 나 떠난 사람 다신 보지 않아. 생각도 안 해. 오빠도 엄마도 다 잊었어. 넌 잊혀지지마’라고 이방원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미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을 목도한 분이였다. 정을 준 사람들이 죽어갈 때마다 분이의 마음에는 생채기가 났을 테다. 그렇기에 자신을 떠난 사람들에게는 더 이상 그 어떤 정을 주지 않게 됐다. 그것이 분이가 살아가는 방법이었다. 어머니도, 오빠도, 연희도 분이에는 떠나버린 사람일 뿐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곧 만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땅새는 훗날 정도전의 호위무사 이방지가 될 운명. 그리고 분이 역시 정도전의 소식통 역할을 해왔던 바 두 사람은 정도전을 중심으로 재회를 하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미 깊은 눈빛과 미소 한 번으로 ‘동생 바보’ 등극을 예상케 한 땅새 변요한과 당찬 여인 분이 신세경의 만남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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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육룡이 나르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