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산책]아이유 감싸기? 아이유 밉상 만들기!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5.11.10 09: 31

[OSEN=손남원 연예산책] 아이유 '제제' 논란의 핵심은 작품 속 인물 해석에 따른 시각차가 아니다. 제인 오스틴의 제목을 패러디하자면 '오만과 불통'에 더 가깝다. 왜냐하면 아이유가 대중가요를 부르는 아이돌 가수이기 때문이다. 그는 대중을 상대로 노래하고, 대중의 인기를 얻어 스타로 군림하며, 대중의 쌈짓돈으로 부를 얻고 있다. 그래서 대중을 무시하면 안 되는데 대중을 가르치려 했다. 이번 논란이 활화산처럼 폭발한 주 원인이고 참 배경이다.
소설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속 다섯 살배기 주인공 제제는 이미 오래전 대한민국 수많은 남녀노소들 마음을 파고 들었다. 모모와 마찬가지로 대중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달래는 순수체이자 어린 양으로서다. 청순과 깜찍을 가공한 '연예계 실제 인물' 아이유와 달리 제제는 맑고 깨끗함을 덧붙일 수 없는 '상상의 세계' 속에 살고 있다. 
그런 제제를 아이유가 2015년 가요계로 끌어냈다. 자신의 앨범 표지에 망사 스타킹 패션의 제제를 새겼고 어느 인터뷰에선가 "(제제는)섹시하다"고 했다. '나의 라임오랜지나무' 출판사 동녁이 '(아이유의 제제 묘사가)좀 심했다'는 반응을 내놓았고 소설 애독자들은 더 강한 반발을 내비쳤다. 아이유를 롤리타와 소아성애자로 몰아부치는 원색적 비난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바로 이 시점에 아이유는 불을 꺼야했다. 예술을 앞세워 창작과 해석의 자유를 이야기하고 오해와 편견을 운운할 때가 아니었다. 아이유는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대중 가수일 뿐이다. 대중과 수시로 부딪치고 화합하는 일부 평론가 및 작가들과는 삶의 궤를 기본적으로 달리한다. 특히 독설 저격으로 화제를 모으는 평론가들은 자신만의 또렷한 주관과 직감, 그리고 속된 말로 '무대뽀' 정신이 강한 무기다. 이들의 반골 정신이 있기에 다수와 주류가 판을 치는 이 세상에 균형의 추가 작용하는 것도 사실이고.
하지만 아이돌 톱스타인 아이유는 어쩔려고 고개를 뻣뻣히 세웠을까. 자신이 대중보다 앞서 있고 그들을 깨우치려는 자만에 빠지는 순간, 암흑의 구렁텅이에 빠지는 게 당연하다. 공식 사과도 늦었고 그 내용은 미흡했다. 아이유의 소속사나 매니저가 아이유에게 직언과 조언을 서슴없이 할수 있었다면 생기지 않았을 참사다.
그런 아이유를 스타 평론가들이 촌철살인의 글로 감싸는 중이다. 대중은 여기에 더 흥분하고 화를 내고 있다. '제제' 논란을 빨리 덮고 새출발해야할 아이유 입장에서는 더 곤혹스러울 게 분명하다. 만약 이를 자기에 대한 진심 어린 응원이라고 생각한다면 늪에서 허우적거리다 더 깊게 빠져들겠지만 말이다./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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