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주상욱의 애절한 로맨스가 안방극장을 울리고 있다. 이 시대 진정한 로맨티스트로 거듭난 주상욱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지난 9일 오후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화려한 유혹’(극본 손영목 차이영 / 연출 김상협 김희원)에서는 강일주(차예련 분)가 놓은 덫에 걸려 위기에 빠진 신은수(최강희 분)를 구하고 남편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그녀를 지키기 위해 미행을 시작하는 진형우(주상욱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진형우는 강석현(정진영 분)의 돈을 노린다는 누명을 쓰고 경호원에 의해 의문의 장소로 끌려간 신은수를 구하기 위해 몸을 아끼지 않았다. 신은수의 휴대폰에 미리 장착해놓은 GPS를 따라 위험이 도사리는 곳에 직접 찾아간 것. 무사히 신은수를 구출한 진형우는 자신보다 신은수를 먼저 생각하며 ‘따도남(따뜻한 도시남)’의 면모를 보였다.
자신의 딸 홍미래(갈소원 분)를 걱정하는 신은수에게 "아무 생각 하지 말고 지금은 자둬라. 나 절대로 너랑 네 가족 절대로 다치지 않게 하겠다. 날 믿어라"라고 안심시키는 그의 모습은 옆에 두면 든든한 키다리 아저씨를 연상케했고, 잠든 신은수에게 "그때 왜 네 손을 놔버렸을까. 그렇지만 않았어도 이렇게 되진 않았을 텐데. 내가 네 손을 다시 잡을 수 있을까"라고 고백하며 ‘심쿵 유발자’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엄마가 어제 연락도 없이 안들어왔다"며 울먹이는 신은수의 딸 홍미래의 전화에 한달음에 달려오는 진형우는 ‘갖고 싶은 착한 남자’의 모습. "우리 아빠가 나쁜짓을 해서 엄마가 힘들게 살았다. 유치원 친구들이 내 이름은 홍미래인데 똥미래라고 놀린다"며 슬픈 눈빛을 보이는 홍미래에게 "아저씨가 별명하나 지어줄까. 꾸이 어때? 아저씨가 키우던 새인데 하늘나라 선녀님이 인간 세계에 잠깐 새로 왔다가 다시 날아간거다"라며 상처를 보듬어주는 모습이야말로 이시대 진정한 로맨티스트의 면모가 아닐까. 홍미래에게 지어준 별명 꾸이는 15년 전 신은수와의 추억이 담긴 애정의 징표이기 때문.
과거 운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신은수와의 사랑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빠져 살았던 진형우. 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복수를 위해 강일주와의 거짓 사랑을 맹세했지만 15년 만에 다시 만난 신은수에게 마음이 흔들리는 감정 연기는 시청자의 애간장을 녹이고 있다. 특히 신은수를 위해서라면 위험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은 여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이날 방송 말미에는 강석현에게 접근해 비자금 문서와 관련된 암호를 해독할 수 있는 좌표값을 빼돌리는 신은수가 자신을 미행하는 진형우와 맞닥뜨리는 모습이 그려졌다. 신은수를 지키기 위해 그림자 역할을 자처했던 진형우에게는 일촉즉발의 상황. 신은수와 진형우가 어떤 관계로 진전될지 궁금증이 증폭된다.
한편, '화려한 유혹'은 비밀스러운 이끌림에 화려한 세계로 던져진 한 여인의 이야기로 범접할 수 없는 상위 1% 상류사회에 본의 아니게 진입한 여자가 일으키는 파장을 다룬 드라마다. 숨 돌릴 틈 없이 조여오는 폭풍 전개가 시청자의 오감을 만족시키며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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