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육룡이’ 유아인, 모진 고문 속 빛나는 존재감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5.11.10 15: 07

옥중에 있어도 배우 유아인의 존재감은 빛났다. 분명 지금까지와 비교했을 때 짧은 등장이었는데도 극의 중심에는 유아인이 있었다. 그 어떤 순간에도 믿고 볼 수밖에 없는 그의 저력이 놀랍다.
지난 9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 11회에서 이방원(유아인 분)은 안변책 통과를 조건으로 홍인방(전노민 분)과 불법적인 뒷거래를 했다는 혐의로 순군부에 추포됐다. 이는 이인겸(최종원 분)의 모략이었다.
이인겸은 이를 통해 이방원에게서 이성계(천호진 분)와 홍인방이 결탁했다는 자복을 받고자 했다. 앞서 홍인방은 고신을 이기지 못하고 거짓 자복을 한 뒤 인간이 얼마나 힘 앞에 나약한 존재인지를 깨닫게 됐고, 이를 이방원에게 전한 바 있다.

하지만 이방원은 모진 고신들을 모두 다 견뎌냈다. 그는 “날아보기 전엔 자신이 닭인지 새인지 모른다”는 홍인방의 말을 떠올리며 ‘참고 견뎌. 난 닭이 아니다’라고 온 몸으로 절규했다. 이는 유아인의 섬세한 내면 연기와 맞물려 시청자들에게 큰 울림을 선사했다. 유아인은 “어른이란 책임을 지는 것”이라는 분이(신세경 분)의 말에 따라 즉각적으로 행동을 하고, 안변책 철회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방원의 마냥 어리지 않는 모습을 감각적으로 연기해내 캐릭터에 설득력을 부여했다.
또 고신을 앞둔 이방원의 불안정한 심리를 공포 가득한 눈빛, 움츠러든 몸, 불안에 떨리는 목소리 등으로 표현해냈다. 이방원이 처음으로 마주한 고신의 두려움이 브라운관을 넘어 시청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된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신을 끝까지 이 악물고 견뎌내는 모습은 홍인방이 되지 않겠다고 결심한 이방원의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를 느낄 수 있게 했다.
여기에 신세경과의 옥중 로맨스는 애틋함까지 느끼게 했다. 평소엔 잔트가르를 꿈꾸는 야생마 같은 남자 그 자체지만 분이 앞에서만큼은 자신의 진짜 속내를 드러내기도 하고 어린 아이 같아지기도 하는 그였다. 그렇기에 고신에 지친 몸을 이끌고 분이에게 얼른 다가가는 그의 모습은 더욱 안타까울 수밖에 없었다. 또 분이에게 “괜찮겠냐”, “너부터 웃어”, “나 마음에 들어했냐”고 괜스레 퉁명스럽게 답을 하면서도 “안 죽어. 반드시 살아서 나갈거야. 기다려”라는 유아인의 듬직한 말과 애틋한 눈빛은 신세경의 살짝 지어진 미소와 함께 시청자들의 마음을 찡하게 만들었다.
앞으로 이방원의 고통과 고뇌는 계속될 전망. 정도전(김명민 분)에게 뒤통수를 제대로 맞은 이인겸이 이방원의 자복을 받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기 때문. 이 때문에 이방원을 향한 고신의 강도는 더욱 세질 것으로 보인다. 그 어떤 순간에도 스스로 빛을 내는 배우 유아인이 위기에 빠진 이방원을 얼마나 더 극적으로 연기해낼지, 또 드디어 손을 잡게 될 이성계(천호진 분)와 정도전은 어떤 방법으로 이방원을 구해내게 될 것인지 궁금해진다. 
‘육룡이 나르샤’는 조선의 기틀을 세운 철혈 군주 이방원을 중심으로 한 여섯 인물의 야망과 성공 스토리를 다룬 팩션 사극이다. /parkjy@osen.co.kr
[사진] ‘육룡이 나르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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