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동안 맹활약한 TV 스타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연말 시상식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시상식을 보며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들이 많은 가운데,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겼던 예능인들의 축제 연예대상은 매년 그 어떤 시상식보다 감동과 재미를 선사한다.
보통 수상자만 자리를 찾는 연기대상과 달리 연예대상은 수상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도 톱 MC들이 한 자리에 모이기 때문. 강호동, 유재석, 이경규 등은 지상파 3사 시상식 단골손님으로 상을 받지 않아도 열심히 박수를 쳐주며 진정한 축제의 장을 만들고 있다.
올해 연예대상은 비 예능인이 활약했던 가족 예능이 주춤하면서 다시 전문 예능인들이 박수를 받는 일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어느 정도 후보군이 압축되지만 모두 쟁쟁해 대상 선정의 어려움이 예상되는 ‘예능 명가’ MBC부터 뚜렷하게 잘 된 프로그램이 없거나 한 명에게 대상을 몰아주기에는 프로그램 성격상 난감한 SBS와 KBS 모두 고민이 시작됐다.
# MBC, ‘무한도전’vs유재석vs김구라
MBC는 올 한해 인기 예능프로그램을 다수 배출했다. 정통적인 간판 예능인 ‘무한도전’이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는 가운데, ‘일밤-복면가왕’과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부상했다. ‘일밤-진짜 사나이’와 ‘나 혼자 산다’, ‘라디오스타’ 등 효자 프로그램들 역시 제 몫을 해줬다.
새롭게 대상 후보로 떠오르는 사람은 김구라다. 김구라는 MBC 예능 공헌도가 크다. 폐지됐지만 ‘세바퀴’를 이끌었고, ‘라디오스타’와 ‘복면가왕’ 등 인기 예능프로그램을 책임지고 있다. 더욱이 신설된 ‘능력자들’까지 진행하며 MBC 예능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MBC 공무원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MBC 활약이 크다.
‘무한도전’과 유재석은 누가 뭐라고 해도 대상 후보다. MBC가 2013년 ‘일밤-아빠 어디가’처럼 작품에 대상을 준다면, 10주년을 맞은 ‘무한도전’이 받아 마땅하다. 출연자에게 대상을 안긴다면 지난 해에 이어 유재석이 대상을 받는다고 해서 이변이라고 할 사람은 없다.
# KBS, 프로그램에 줄 것이냐, 아니면 차태현?
KBS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인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올 한 해에도 꾸준히 높은 인기를 끌었다. 송일국의 세 쌍둥이 대한, 민국, 만세를 필두로 출연 가족들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다만 이 프로그램이 가족 예능이고 한 출연자에게 대상을 주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점에서 프로그램에 상을 줄 경우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받을 가능성이 높다.
화제성은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비해 떨어지지만 꾸준히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재밌다는 호평을 받고 있는 ‘1박 2일’도 프로그램으로서 상을 받을 만 하다. 지난 해 대상 수상자이자 ‘해피투게더3’를 이끌고 있는 유재석은 올해 프로그램이 부진을 겪고 있지만, 그래도 이 프로그램과 유재석의 공헌도를 따지면 대상 수상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1박 2일’ 시즌 2와 시즌 3를 이끌고 있는 차태현은 올해 KBS 예능국을 먹여살린 출연자 중 하나다. 연기대상으로 ‘프로듀사’가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프로듀사’가 예능국에서 만든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차태현은 두 프로그램 모두 출연했다. 차태현이 연예대상 대상을 수상하는 것이 무리 없어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 SBS, 도대체 누굴 줘야 하나
SBS는 참 난감하다. 프로그램이 뚜렷하게 망한 것은 없지만 뚜렷하게 잘된 프로그램도 없다. 그나마 유재석이 이끄는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가 시청률과 화제성에서 신규 프로그램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유재석이 간판 예능프로그램인 ‘일요일이 좋다-런닝맨’까지 출연하고 있다는 점에서 없는 살림을 이끌어준 공로를 생각하면 강력한 대상 후보다.
이 때문에 SBS는 대상을 프로그램에게 주는 것을 고민해야 하는 방송사이기도 하다. 올해 5주년을 맞았던 ‘런닝맨’이 국내와 해외에서 효자 노릇을 한다는 점에서 대상 수상도 욕심내볼 만 하다. / jmpy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