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한 점 없었다. 날씨는 포근했다. 코칭스태프는 “하늘이 돕는 것 같다”라고 슬며시 웃음을 지어보였다. SK 강화캠프의 이야기다. 가장 우려가 컸던 날씨에 대한 우려는 깨끗하게 사라졌다. 그 가운데 예년에 비해 더 진한 땀 냄새가 진동하고 있다. SK 마무리캠프가 훈련량이 배가시키며 내년의 희망을 만들어가고 있다.
올 시즌 아쉬운 성적에 그친 SK는 지난 1일부터 마무리캠프를 시작했다. 특징은 이원화다. 올 시즌 많은 경기에 나섰던 주축 1군 선수들은 팀의 2군 훈련장이 있는 강화도에 캠프를 차렸다. 반면 구단에서 집중적으로 육성해야 할 선수나 자원한 몇몇 1군 주축 선수들은 일본 가고시마로 떠났다. 재활 선수를 포함한 전원이 가고시마에 마무리캠프를 차린 지난해와는 비교된다.
공간은 한정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원이 많다 보면 개인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훈련 시간은 줄어들기 마련이다. 이번 마무리캠프에서 인원을 둘로 나눈 것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SK의 복안이었다. 여기서 딱 하나 문제가 있었으니 바로 강화도의 날씨였다. 기본적으로 국토 북쪽에다 섬 특성상 바람이 부는 지역이라 날씨가 좋지 않을 경우 정상적인 훈련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아주 좋다. 하늘이 돕는다.

김경기 SK 퓨처스팀(2군) 감독은 “날씨 걱정을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좋다”라며 시계에 달린 온도계를 체크했다. 강화의 오후 날씨는 섭씨 11도 정도였다. 바람도 불지 않고 해도 들어 춥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김 감독은 “지난 주까지는 날씨가 더 좋았다. 그나마 주말에 비가 와서 이 정도로 떨어진 것”이라면서 “갈수록 기온이 떨어지기는 하겠지만 훈련하기는 아주 좋은 날씨”라고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강화도에는 현재 1군 주축 선수들과 신진급 선수들이 섞여 있다. 많은 경기에 나섰던 주축 선수들은 일단 시즌 중 겪었던 잔부상을 치료하고 몸을 회복시키는 것을 우선시하고 있다. 오전에는 웨이트트레이닝을 위주로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오후에는 강도 높은 러닝을 시작으로 타격 및 수비 훈련이 쉴새 없이 이어진다. 야간훈련도 매일 한다. 신진급 선수들은 물론 1군 선수들도 예외가 없다. 2군 선수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훈련 일정이 이어진다.
가고시마 캠프가 독한 훈련을 하고 있지만 강화 캠프도 만만치 않다. 특히 신진급 선수들이 기량을 발전시켜야 할 단계가 있는 선수들은 악소리가 나는 훈련에 임하고 있다. 코칭스태프부터가 독해졌다. 김 감독은 “1군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코치님들이 많이 계신다. 그래서 어떻게 훈련을 해야 효율적인지에 대해 잘 알고 있다”라며 가고시마 캠프에 비해 훈련 여건이 결코 부족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가고시마에서 마무리캠프를 경험했던 김 감독은 훈련량에 대한 질문에 “많이 늘었다”는 한 마디로 정리했다. 그 대답 속에 모든 것이 함축되어 있었다. 김 감독은 “지난해에는 실내연습장까지 이동하는 시간도 있었고 경기장에서 숙소까지 버스를 타고 가기도 했다. 야간훈련을 하려면 다시 버스를 타고 나와야 했다”라면서 “강화는 그렇지 않다”라고 말했다. 강화SK퓨처스파크는 도보로 5분 이내에 주경기장, 보조경기장, 실내체육관이 밀집해있어 동선이 훨씬 좋다. 자연히 훈련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은 더 늘어난다.
지난해 효과를 봤던 야간교육도 간간이 병행하고 있다. 1군 선수들에 대한 심리적인 부분도 신경을 많이 쓴다. 선수들도 남다른 각오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 김 감독은 “선수들과 면담을 하다보니 자존심이 많이 상했더라”라고 팀 분위기를 전했다. 여기에 SK는 올 시즌 프리에이전트가 무려 6명이 된다. 이 선수들의 거취를 장담할 수 없기에 그 빈자리를 노리는 선수들의 눈빛도 더 반짝인다. 현재 강화에서 합숙을 하고 있는 SK 선수단은 5일 훈련, 하루 휴식의 일정으로 11월을 보낸다. /skullboy@osen.co.kr
[사진] SK 와이번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