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 '대호'도 '명량'도, CG보단 최민식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5.11.11 07: 11

배우 최민식을 제외한, 영화 '명량'과 '대호'의 공통점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CG다. '명량'은 역사 속에 실재했던 전투를 살리기 위해, '대호'는 조선 마지막 호랑이를 생생하게 그리기 위해 CG의 역할이 중요했다. 특히 '대호'는 호랑이가 주인공 천만덕(최민식 분)과 함께 영화를 이끌어 가는 주요 캐릭터인만큼 영화의 제작 단계에서부터 그 중요성이 강조돼 왔고, 그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대호'는 일제강점기, 더 이상 총을 들지 않으려는 조선 최고의 명포수 천만덕(최민식 분)과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최민식은 극 중 조선 최고의 명포수 천만덕 역을 맡았다. 정만식과 김상호가 포수 구경과 칠구 역으로 함께 한다.
극 중 등장하는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는 몸무게 400kg, 길이 3m80cm의 거대 몸집을 자랑한다. 포수대가 기다리고 있음을 알면서도 반드시 자기 영역으로 돌아오는 조선 호랑이만의 높은 자존심, 신식 총기에도 굴하지 않으며 시속 80km에 육박하는 질주와 포효로 보는 이를 굴복시키는 타고난 위엄과 당당함을 갖췄다. 이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섬세한 기술력이 필요했다. 아직 영화의 베일이 벗겨지지 않은만큼, 이 호랑이의 모습은 예고편을 통해서만 잠깐 확인할 수 있다.

최민식은 지난 10일 오전 열린 '대호'의 제작보고회에서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대호다. 대호는 여러분이 잘 아시겠지만 CG다. 모든 관객들이'호랑이를 얼마나 잘 만들었는지 보자'하면서 올 거다"라며 "CG라는 생각조차도 없어질만큼 드라마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느꼈다. 그것 때문에 가치관, 세계관, 생을 살아가는 천만덕의 태도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고 이번 작품에 임했던 자신의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했다. CG가 잘 나올수도, 못 나올 수도 있지만 배우의 입장에서는 드라마를 최대한 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는 것.
이는 '국민 배우' 최민식이 했기에 믿음이 가는 말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전작 '명량'의 경우, CG에 대한 관객들의 평가가 양쪽으로 갈리는 추세였다. 한 편에서는 한층 성장한 한국 영화의 CG 기술을 칭찬하는 반면, 또 다른 편에서는 그래도 부족하다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이처럼 갈리는 평가들과는 별개로 영화 흥행 성적은 최정상이었다. '명량'은 한국 영화 역대 최대 관객수(1700만 돌파, 영화진흥위원회 기준), 최고 흥행 수입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그야말로 '역대급' 흥행을 이뤘다.
'명량'의 성공 요인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이 주인공 최민식의 압도적인 존재감이었다. 민족의 성웅으로 분한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들의 몰입을 끌어내는 최고의 연기를 보여줬다. 그의 무게감 있는 연기는 대중이 오랫동안 그렸던 이순신의 모습에 어울렸고, 감동을 끌어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영화의 제목 '대호'는 지리산 호랑이를 뜻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주인공 최민식의 이미지와도 겹쳐 의미가 있다. 오랫동안 험한 산을 뒹굴며 살아온 맹수처럼 최민식은 오랜 시간 쌓아온 카리스마로 관객을 압도하는 명배우다.
앞서 최민식은 "저도 아직 '대호'의 주인공을 못 봤다. 예고편에서 잠깐 본 정도밖에 없다. 되게 궁금하다 어떤 CG팀이 붙어 작업해도 최선을 다할 것이고, 속된 말로, 기술적으로 모자란다 해도 그게 중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대호'의 영화적 완성도에 대해 자신감을 보였다. 과연 그의 연기는 CG라는 변수를 뛰어넘어 영화의 성공을 이끌 수 있을까? 기대감을 모은다.
한편 '대호'는 오는 12월 16일 개봉한다. /eujene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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