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사과는 했다. 아이유도, 문제를 제기한 출판사 동녘도 고개를 숙였다. 아이유는 “해석에 오해를 야기한 나의 불찰”이라고 했고, 동녘은 “해석의 다양성을 존중하지 못한 점에 사과드린다”고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양 측이 공식적으로 사과를 하고나면 논란은 일단락되는 것이 일반적인 분위기. 그런데 이번 건은 조금 다른 양상이다.
이상하게 일이 점점 커져가는 중. 아이유가 이번 논란에 대해 해명하고 사과한 이후에도, 소속사가 공식입장을 표명한 다음에도 그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사과와 함께 ‘유감’을 표했기 때문일까. 오히려 대중의 반응은 더욱 거칠게 일어났고, 일부 연예인들이 옹호론을 펼치면 싸잡혀 욕을 먹었다. 출판사 측이 잘못을 인정하며 사과했는데도 ‘악플’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 아이유의 ‘제제(Zezw) 가사 논란’은 일단락 될 수 있을까.
지난 5일 소설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를 들여온 출판사 동녘이 SNS에 아이유의 ‘제제’ 가사에 대한 해석에 유감을 표했다. 이야기 속 주인공인 제제에 성적인 코드가 입혀진 듯한 가사를 문제 삼은 것. 이후 논란이 가속화됐고, 아이유는 하루가 지난 6일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며 “오해를 야기한 나의 불찰”이라고 사과했다. 이후 10일 동녘 측도 공식 SNS를 통해 “해석의 다양성을 존중하지 못한 점에 사과를 드린다”며 “앞서 게재된 글이 하나의 의견으로서만 여겨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여기까지의 흐름만 보면 논란과 갈등은 원만히 해결될 것 같은 분위기다. 그런데 여론은 아예 딴 판이다. 아이유에게서 완전히 돌아선 대중은 마음의 문을 단단히 닫아버렸다. 여기에는 소속사의 늑장대응, 해명과 함께 전한 유감이라는 표현 등의 태도도 문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논란이 불거진 이후 아이유의 해명과 ‘오해를 야기한 불찰’이라는 사과를 들을 때까지 꼬박 하루가 걸렸다. 빠르게 대응하고 논란의 불씨를 초기에 진압했다면 이렇게까지 일이 커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안타까움이 남는 부분이다.
사과문도 사실상 변명에 가까운 문장들로 이뤄져 있어 부정여론에 기름을 부어버렸다. 자신의 의도는 아니었으나 그렇게 해석될 여지를 만들어서 미안하다는 내용. 이 역시 아이유의 의도는 아니었을지 모르겠지만 의혹을 제기한 대중을 가해자로, 자신을 피해자로 만드는 해석의 여지를 열어두었다. 실제로 대중은 이 부분에서 결정적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형성된 부정 여론은 쉽게 사그라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아이유가 어떤 활동을 펼치든 이번 논란과 관련된 꼬리표들이 따라다닐 것이라는 분석. 5살 아이를 성적 대상으로 묘사했다는 의혹, 보너스트랙 ‘23’의 표절 의혹에 더해 데뷔부터 지금까지 ‘롤리타’ 콘셉트를 유지해왔다는 의혹 등은 사실 관계여부를 떠나서 아이유를 무섭게 따라다닐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아이유는 어떻게 될까. 가수에서 프로듀서로 가는 길목에서 성장통을 매우 강한 강도로 겪고 있는 것이라는 평도 적지 않고, 워낙 강한 멘탈을 지니고 있는 가수라 이번 논란도 꿋꿋하게 버텨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앞으로의 전개는 조금 더 지켜볼 일이다./joonaman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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