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예’ 안세하 “회장 아들이 바로 나, 짜릿짜릿했죠”[인터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5.11.10 17: 52

인기란 게 원래 무섭다. 하늘을 찌를 듯한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얻고 부담스러울 정도의 시선을 받게 되면 어깨에 힘이 들어갈 법도 한데, 배우 안세하는 되레 고개를 푹 숙였다. 말하는 한마디 한마디가 너무 착하고 순진했다. 근데 연기할 때는 참 웃기다. 이 남자, 참 팔색조다.
안세하는 MBC 수목드라마 ‘그녀는 예뻤다’(극본 조성희, 연출 정대윤·이하 ‘그예’)에서 피처 디렉터 김풍호를 연기했다. 풍호는 센스 있는 다른 디렉터들과 달리 덥수룩한 수염에 더벅머리로 늘 손에 효자손 하나를 들고 다니며 시도 때도 없이 여기저기를 긁어댄다. 걸그룹을 좋아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어딘가 ‘덕후’스럽다. 겉모습만 보면 너저분 그 자체이고, 말도 행동도 느릿느릿해서 나른한데 눈치 하나는 귀신이다. 분위기 파악도 어찌나 빠른지 사무실 분위기를 책임진다.
안세하는 후반부에 이르러서 대반전을 일으킨 영광의 주인공이었다. 시청자들의 시선이 모두 그에게 집중됐을 정도. 모스트 출신 김신혁(최시원 분)이 소설가 텐이었다는 사실과 함께 시청자들을 뒤로 자빠지게 만든 것이다. 매일 같은 옷을 입고 다닐 것 도인 같은 풍호가 회장 아들이라니. 모스트 사람들이 경악한 것만큼 회장 아들이 신혁일 것이라고 추측한 많은 시청자들의 뒤통수를 가격했다.

안세하는 10일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사실이 밝혀진 후 정말 짜릿했다. 많은 사람들이 회장 아들을 지성준이라고 예상했지 않았나. 풍호의 반전 이력이 밝혀지자 제 고향 친구들도 모두 다 당황했다. 제게 ‘네가 회장 아들이냐? 안 어울린다’고 놀리더라.(웃음) 촬영 하면서 정말 짜릿했다”며 발칵 뒤집어졌던 주변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그는 “(풍호처럼)평상시에 정장을 안 입는 편이다. 회장 아들로서 양복을 입었을 때 느낌이 이상했다. 찍고 나니 어깨에 담이 왔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안세하는 김풍호가 회장 아들이라는 사실을 일주일 전에 알았다고. 이 사실이 밝혀지기까지 짜릿함을 느끼면서 배우로서 이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고, 연기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털어놨다.
시청자들이 가장 바라는 결말은 지성준(박서준 분)과 김혜진(황정음 분)이 첫사랑을 이루는는 마무리일 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새드엔딩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
바라는 결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저는 해피엔딩을 바란다. 슬픈 결말보다 행복한 마무리가 좋다. 네티즌들이 추측하는 엔딩을 보니 정말 소름이 끼치더라. 저는 일부러 제가 나온 부분까지만 보고 마지막 회 대본의 후반부를 보지 않았다. 지금 너무 궁금해죽겠다”고 본인 역시 결말에 대해 알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세하가 표현하는 김풍호는 마치 실제 존재하는 인물인 듯 살아 날뛰었다. 연기를 하는 게 아니라 마치 본인의 성격인 듯 자연스러워서 연기를 하는 것 같지 않게 녹아들었다. 하지만 안세하는 “저는 제 연기를 보면 손발이 오그라든다”면서 “본방송 이후 모니터를 하며 부족한 부분을 수정한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PD와 작가는 김풍호 캐릭터를 전적으로 그에게 맡겼다고. 대략적인 캐릭터 설정만 잡고 나서 나머지는 직접 보여달라고 했다는 제안을 받았다. “제가 던진 애드리브를 감독님, 작가님이 다 살려주셨다”며 제작진에 고마움을 전했다.
“갑자기 관심을 받으니 연극하던 친구들이 ‘안 만나주는 거 아니냐?’고 말하더라. 저는 그런 말에 놀랐다. 제가 가지고 있는 장점은 누군가를 불편하게 만들지 않은 것이다. 앞으로도 편안하고 친근한, 사람 냄새 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안세하는 이날 인터뷰를 마친 기자에게 “오늘 정말 즐거운 인터뷰였다”며 감사하다고 인사하는 안세하. 인간적인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의 꿈은 이미 완성된 게 아닐까./ purplish@osen.co.kr
[사진]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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