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백종원, 스테디셀러로 굳건히 자리잡은 건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11.11 13: 38

요리 연구가 백종원의 인기는 단순히 요리 방송(쿡방) 열풍의 단상으로 단정 짓기에는 무리가 있다. 흔히 말하는 요리를 잘해서 섹시한 남자가 아니라, 요리에 대한 고민이 많은 이 땅의 수많은 주부들의 고민을 해결해주고 누구나 쉽게 요리를 도전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새로운 요리 문화를 개척했다고 볼 수 있다.
백종원은 올해 방송가를 강타한 요리사(셰프) 열풍과는 구분점이 있다. 그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그가 셰프로 분류되지 않는 이유를 알 수 있다. 백종원은 요리를 가르쳐주거나 음식 정보를 알려줄 수 있는 프로그램(‘마이 리틀 텔레비전’, ‘집밥 백선생’, ‘백종원의 3대천왕’), 아니면 요리를 심사하는 프로그램(‘한식대첩’)에 출연한다. 분명 웃음기가 가미된 예능프로그램이지만, 웃음보다는 정보 제공에 더 무게감을 둔 프로그램만 골라서 출연하고 있다.
다른 요리 방송이 요리하는 남자의 매력에 치중한다면, 백종원의 프로그램들은 좀 더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데 방점을 찍는다. 그의 요리 방송이 요리 전문 블로그에서 게시글로 2차 재생산 되거나, 그의 요리법으로 완성한 음식을 인증한 영상들이 화제가 되고 있는 것도 백종원 요리 방송이 가진 파급력이 엄청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다수의 프로그램을 통해 많이 노출되고 있음에도, 그에 대한 싫증이 크지 않은 것도 여전히 요리를 어렵게 생각하고 도움이 필요한 이들이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백종원의 요리 방송은 친근한 소통을 무기로 한다. 물론 요리 방법은 쉽게 하나, 기본에는 충실하고 엄격하다.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요리법을 개발하고 널리 널리 전파하는 그에게는 방송 하나 하나가 도전이고 노력의 결실인 셈이다. 여기에 백종원은 ‘백선생’, ‘백주부’, ‘백설명’ 등 출연하는 프로그램마다 친근한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 옆집 아저씨 같은 따뜻한 인상과 재치가 녹아 있는 구수한 사투리가 그의 인간적인 매력에도 사람들이 빠지는 이유가 되고 있다.
사실 어려운 것을 쉽게 가르친다는 것은 그만큼 고수라는 것. 자신이 완벽히 숙지를 하고 경지에 이르지 않았을 때 누군가를 가르치면, 어려운 방법을 알려주게 된다. 한 가지 양념만 만들어서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소스를 알려줘 ‘만능 00’ 열풍을 일으킨 것도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게 요리법을 알려주는 백종원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의 요리법을 한 번쯤 따라해본 사람들은 “정말 쉽게 되더라”, “요리 별 것 아니네”라는 자신감을 얻어 또 다른 요리를 하게 되고 다시 백종원의 요리 방송을 시청하는 선순환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그의 요리 방송은 유통 경기에 활력을 불러일으켰다는 평가도 있고, 맛집을 소개하는 ‘3대 천왕’은 외식 산업까지 활기 넘치게 만들었다는 긍정적인 시선이 존재한다. 그만큼 큰 인기를 누리는 ‘베스트셀러’를 넘어 꾸준히 사랑을 받는 ‘스테디셀러’가 됐다는 것을 방증하기도 한다. 그래서 오늘도 많은 이들이 백종원의 요리 방송에 리모컨을 고정하고, 요리법을 시도하며 요리 참 별 것 아니라는 자신감을 얻게 된다. / jmpyo@osen.co.kr
[사진] SBS,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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