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007' 시리즈가 탄생한 지도 54년째다. 54년의 세월동안 관객들이 봐 온 제임스 본드는 늘 같은 인물이면서 새로웠다. 제임스 본드라는 이름과 '007'이라는 코드 명을 사용하지만, 6명의 다른 배우가 각기 다른 매력의 캐릭터를 만들어 냈다. 또 매번 새롭게 벌어지는 사건과 액션이 주는 재미는 원조 스파이 영화로서의 명맥을 유지하게 했다.
그리고 오늘(11일) 개봉하는 24번째 영화 '007 스펙터'는 이 54년의 역사가 있기에 더 의미있는 내용을 다룬다. 21번째 '007' 시리즈인 '카지노 로얄'부터 언급되지 않았던 '007 시리즈'의 전용 범죄조직, 스펙터(SPECTRE)가 다시 등장하는 것. '007 스펙터'는 이름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시리즈 내 최고 범죄조직의 재등장을 알리며 기대감을 준다.
'007 스펙터'는 제임스 본드가 자신의 과거와 연관된 암호를 추적하던 중 악명 높은 조직 스펙터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마주하는 사상 최악의 위기를 다룬 작품이다. 역대 가장 섹시하면서도 원작의 제임스 본드와 가장 비슷한 인물이라는 평을 받는 다니엘 크레이그가 전작들에 버금가는 연기로 관객들의 몰입을 이끈다.
색다른 본드걸의 등장 역시 이번 '007 스펙터'의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가장 따뜻한 색, 블루', '미드나잇 인 파리' 등의 영화에 출연해 대세 배우로 떠오른 레아 세이두가 새로운 본드걸 매들린 스완을 맡았다. 레아 세이두의 매들린 스완은 007의 조력자 역할에 머물렀던 전통적인 본드걸을 벗어나 독립적이고 당당한 매력을 발산한다.
더불어 이번 '007 스펙터'는 역대 가장 아름다운 오프닝으로 유명했던 '007 스카이폴'에 맞먹는 오프닝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멕시코 전통 축제인 '죽은 자들의 날'을 배경으로 촬영한 이 장면은 6개월의 제작 기간은 물론, 1,500명의 커스튬 엑스트라가 동원됐다고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앞서 영국과 미국 등 해외에서 먼저 개봉한 '007 스펙터'에 대한 반응은 좋은 편이다. 미국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007 스펙터'는 지난 6일 북미 3,929개의 스크린에서 개봉, 하루 만에 2,800만 달러의 수익을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달성했다. 또 앞서 '007 스펙터'는 개봉 직후 유럽 6개국에서 '007 스카이폴'의 오프닝 기록을 뛰어넘은 폭발적 흥행과 동시에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킨 바 있기에 흥행에 대한 기대는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007' 시리즈의 24번째 영화임에도 '007 스펙터'가 여전히 '핫'한 이유는 이처럼 전통을 지키되, 요즘 관객들이 호응할만한 새롭고도 세련된 시도를 하기 때문이다. 옛 영웅이지만, 여전히 오늘의 영웅이기도 한 제임스 본드가 24번째 영화에서는 관객들에게 또 어떤 즐거움을 선사할 지 기대감을 모은다. /eujenej@osen.co.kr
[사진] '007 스펙터'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