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 연예산책]미드 '로스트' 신데렐라가 '미스트리스' 여왕으로 거듭나고 있다. 가난하고 고달픈 이민자의 설움을 딛고 아메리칸 드림을 일군 김윤진 이야기다. 대한민국 최고의 연기파 여배우로 손꼽히는 그가 또 다시 미국의 인기 드라마 주연을 시즌 4로 이어가며, 진정한 월드 스타 면모를 지구촌에 과시하는 중이다.
김윤진은 미국의 인기 드라마인 ‘미스트리스(Mistresses)’의 시즌 4 출연을 확정하고 내년 2월 첫 촬영을 앞두고 있다. 이 드라마는 ABC에서 방송되고 있으며 흥미로운 이야기로 전세계적인 인기를 누리는 작품이다.
소속사 자이온 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0일 '김윤진이 주연을 맡은 미국의 ABC 드라마 '미스트리스'(Mistresses)가 내년 2월 시즌4 촬영에 들어간다'며 '(김윤진은)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으며 오는 25일 한 브랜드 행사의 참여를 위해 귀국한다. 그동안 참여하지 못한 홍보대사 일정과 봉사 활동, 각종 화보 촬영 등 마치는대로 시즌 4 준비에 들어가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스트리스'는 2008년 영국 BBC에서 방송된 드라마를 미국에서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30대에 접어든 대학시절 친구들이 재회한 뒤 일어나는 갖가지 에피소드 속에서 뜨거운 사랑과 따뜻한 우정을 담고 있다. 미국 방영에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 폭발적 인기에 힘입어 시즌 4 제작에 들어간 이 드라마에서 김윤진은 당당히 주인공의 위엄과 카리스마를 뽐내는 중이다.
더이상 그는 '로스트' 속 미스테리한 외국인 미녀로 신비감을 고조시키는 역할에 머물지 않는다. '미스트리스' 속 카렌(김윤진 분)은 이제 미국 주류 사회의 톱스타다운 자신감을 보이고 또 그 위치에 걸맞는 대접을 받고 있다. 유력지 뉴욕 타임스가 신년 특집에서 자랑스러운 한국인 김윤진을 극찬했을 정도다.
지금의 김윤진이 있기까지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천만영화 '국제시장' 개봉 전 시사회에서 그는 "어린 나이에 이민을 갔는데 외국인으로 느꼈던 서러움이 ('국제시장' 촬영에)큰 도움을 줬다. 사실 열 살 때 미국에 처음 가서는 부모님이 굉장히 고생을 많이 하셨다. 새벽부터 밤까지 장사 하시며 저를 키우셨다. 그래서 이번 영화를 찍으며 엄마 생각이 더 간절했다"며 눈가를 촉촉히 적셨다.
그리고 '로스트' 출연으로 전세계 시청자들의 신데렐라가 되기까지, 연기 하나만을 위해 달린 그가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고생한 얘기들은 그동안 익히 알려진 바다. 와중에 한국인으로서 당당히 처신한 일화는 다시 소개해도 식상하지 않을 듯 싶다.
'김윤진은 ‘로스트’ 오디션 때부터 미국인들이 부르기 힘든 한국 이름을 고집했다. ‘로스트1’의 화면 크레딧에 KIM YUNJIN을 그대로 박았다. 외국에서 활동하는 동양계 스타들 대다수가 성은 그대로 두되 이름은 영어식이나 이니셜 약어로 바꾸는 전례들을 뒤집었다. 윤 킴은 물론이고 언진, 은진, 운진 등으로 한국 이름을 잘못 발음하는 스태프들에게 일일이 '김.윤.진'으로 바로잡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로스트'가 전세계적으로 흥행한 후에는 세계 유수 언론들을 상대로 이같은 노력을 계속했다. 한국이름을 엉뚱하게 제 멋대로 부르는 서양 기자들에게 날카로운 한 마디를 잊지 않았다고 한다. “인터뷰 신청을 한 배우의 이름 정도는 정확하게 알고 오셔야죠.”라고.'
김윤진의 미덕 한 가지를 덧붙이자. 김윤진은 지난해 '국제시장'의 개봉을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의 관객수가 1,200만을 넘어설 경우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1,200만 원을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국제시장’ 누적 관객수가 1,200만을 돌파한 뒤 그는 당초 공약 보다 많은 1500만원을 기부했다. 말 보다 마음이 앞서는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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