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육룡이’ 김명민·유아인, 멱살잡이마저 짜릿해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5.11.11 09: 33

역시 마성의 엔딩이다. 유아인의 멱살을 잡고는 “네 놈의 그런 어린 생각을 바로 잡을 것”이라고 말한 김명민이 곧바로 뒷짐을 지고 걸으며 “앞으로 스승이라 부르거라”라고 하는 장면과 분노로 일렁이던 유아인의 얼굴에 미소가 어리는 장면은 짧은 순간임에도 불구, 큰 짜릿함을 선사했다. 드디어 사제지간으로 거듭나게 된 두 사람의 활약이 기대되는 건 이 때문이다.
지난 10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정수) 12회에서는 이성계(천호진 분)이 순군부에 추포돼 고신을 받은 이방원(유아인 분)을 구하기 위해 개경으로 입성해 정치를 시작하겠다 선언하는 중요하게 그려졌다. 이 과정에서 제작진은 늘 그랬듯 반전에 또 반전을 숨겨놨고, 이것이 밝혀질 때마다 시청자들은 감탄을 내지를 수밖에 없었다.
이미 정도전(김명민 분)은 이인겸(최종원 분)의 수를 다 읽고는 서찰을 바꿔치기 했다. 이 때문에 결과적으로 이인겸과 이성계의 싸움이 제대로 불이 붙게 된 것. 순군부에 숨겨둔 첩자 남꼴통(진선규 분)을 통해 이방원의 집 수색 과정을 듣던 이인겸은 홍인방(전노민 분) 뒤에 정도전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의심했고, 남꼴통에게 이방원에 대한 은밀한 추국을 지시했다.

남꼴통은 이방원에게 이성계의 호발도 전투가 대패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아버지의 죽음에 오열하던 이방원은 남꼴통의 ‘농성’이란 말에 그의 말이 거짓임을 눈치챘다. 그 시각 이성계는 이방원을 구하고자 홀로 개경으로 와 이인겸과 담판을 벌였다. 새끼 잃은 호랑이 이성계는 그 누구보다 매서웠다. 그리고 그는 정도전에게 내 사람을 지키기 위해 정치를 시작하겠다고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사실 남꼴통은 정도전이 심어 놓은 남은. 그는 약산을 빼돌려 이성계가 이인겸과 맞서 싸울 수 있는 무기를 마련했다. 이후 모든 진실을 알게 된 이방원은 자신을 폭두라 칭하는 정도전에게 인간적인 정 때문에 자신을 살려둔 것이냐 물었다. 그러자 정도전은 코웃음을 치며 “하나에 걸어보기로 했다. 니가 아직 어리다는 거. 아직은 기회가 있다는 거”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이방원이 “폭두는 어릴 때 제거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치기 어린 모습을 보이자 정도전은 그의 멱살을 잡고 “이것이 바로 어린 것이다. 니 놈의 생각을 바로 잡을 것”이라고 하고는 그를 내팽개쳤다. 그리고 그는 “앞으로 스승이라 부르거라”란 강한 어조의 한 마디를 남긴 채 길을 떠났다. 또 다른 반전은 여기에 있다. 지금까지 정도전에 맞서던 이방원이 총명한 눈빛과 긍정의 기운이 가득한 미소를 한 채 그를 따른 것. 이렇게 두 남자는 손을 맞잡으며 신조선 건국을 위한 힘찬 도약을 시작했다.
방송 말미를 가득 메운 세 남자, 김명민, 유아인, 진선규는 한 치의 어긋남도 없는 완벽한 연기 합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최상으로 끌어올렸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극에 힘을 실어주는 건 역시나 배우들의 환상적인 연기력이었음을 새삼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 특히 유아인은 말 한 마디에 이방원이 느끼는 감정을 모두 다 실어내 캐릭터에 설득력을 더했고, 김명민은 이방원이 스승으로 모실 수밖에 없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내뿜어 시청자들까지 매료시켰다. 김명민이 유아인의 멱살을 잡는 순간부터 유아인이 미소를 짓는 모습까지, 두 배우의 연기 합은 심장이 짜릿한 쾌감을 선사했다. /parkjy@osen.co.kr
[사진] ‘육룡이 나르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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