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룡’ 전노민 “못한단 소리 싫어 더 악착같이 연기” [인터뷰③]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5.11.11 10: 35

배우 전노민이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는 후배 연기자들에 대한 애정 어린 마음을 전했다. 그리고 연기자로서의 욕심을 고백했다.
지난 10일 SBS탄현제작센터에서 만난 전노민은 대본 속 장대한 대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땅새 역을 맡고 있는 변요한과의 일화를 공개했다. 전노민은 어느 날 변요한이 자신에게 “땅새 캐릭터 잡기가 어렵다”며 조언을 구해왔다고 운을 뗐다. 이에 그는 “땅새는 대본 자체에 멋있는 인물로 나오기 때문에 굳이 멋있게 안 하는 것이 맞다”는 답을 전했다고 한다.
“‘외모가 외국 배우처럼 멋있는 사람이 일부러 멋있는 척을 하면 얼마나 이상하겠나. 땅새는 멋있는 척 안 해도 멋있게 나온다. 대사를 거지처럼 해도 멋있을 수밖에 없다’고 했더니 변요한이 ‘제가 봐도 무겁덥니다’라고 하더라. 그러면서 조용히 ‘선배님은 대사를 어떻게 외우시냐. 저는 그렇게 자신있게 쉴 틈 없이 대사를 뿜어내는 것이 아직 자신 없더라’고 묻더라. 그래서 ‘글씨만 외워서는 안 된다. 상황을 이해하면서 상대와 계속 맞춰봐라’고 조언을 해줬다.”

이어 전노민은 “나 또한 현장엔 10%만 외워서 간다. 나머지는 상대와 맞추면서 하는 거다. 상대가 내 대사에 어떻게 액션을 취할지 모르는 거다. 배우는 거기에 맞춰야 하는 거다”라고 자신의 연기 소신을 전했다. 사실 선배기는 해도 같은 연기자로서 조언을 해준다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받는 사람이 기꺼이 받아들일 때 조언이 되는 거지, 그렇지 않으면 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를 전노민 역시 정확히 알고 있다. 그렇기에 그도 “예전에는 선배들이 잔소리를 하는 것 같아서 얘기를 해주는 걸 싫어했다. 그런데 이제 내가 똑같이 하고 있덩라”며 “하지 말자고 해도 유난히 원하는 후배들이 있어서, 그럴 때만 필요한 얘기를 해준다”고 설명했다.
전노민의 이런 살가운 조언과 배려는 후배 연기자들의 피와 살이 되고 있다. 변요한을 비롯해 유아인의 아역을 연기했던 남다름이나 분이 역을 맡은 신세경, 이신적을 연기하고 있는 이지훈 등이 이에 해당된다. 특히 ‘선덕여왕’에 이어 ‘육룡이 나르샤’로 다시 만나게 된 신세경에 대해 전노민은 “그 때와 똑같이 착하고 밝다”며 “한 번은 내가 분장실의 테이블 위에 앉아 있으니까 편해 보인다면서 내 옆에 와 같이 앉더라. 이 모습이 웃겼는지 스타일리스트가 사진을 찍어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었다. 또 김명민도 함께 장난을 치고 놀았다. 그렇게 다 웃음이 많다. 기본적으로 착하고 밝다”고 거듭 밝은 성격을 칭찬했다.
또 그는 “이신적 역의 이지훈은 대본을 들고 ‘돌아온 황금복’ 촬영장에 날 만나러 왔더라. 신경수 감독님이 대본을 들고 나에게 갔다 오라고 했다고 하더라. 왜 그러더냐고 물어보니 그냥 가보면 안다고만 했다고 해서 웃었던 기억이 난다. 아마도 대사를 할 때 강약을 주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조언을 해주길 바라서 그랬던 것 같다”고 또 다른 일화를 공개했다.
그러면서 전노민은 40분이나 걸리는 자신의 분장 시간이 그나마 빠른 편이라고 말했다. 길태미 역 박혁권은 1시간 반, 정도전 역 김명민이 1시간 반이 걸리기 때문에 자신은 그리 긴 것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장난을 많이 치는 김명민 때문에 현장에서 둘만 보고 있어도 재미있다고 덧붙였다.
전노민은 자신의 평소 목소리와 연기할 때의 톤이 미묘한 차이가 있다고 말하면서 스스로를 욕심 많은 사람이라고 칭했다. 욕심이 많아서 계속 연기적으로 아쉬움이 생긴다는 것. 그는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이 욕심 때문에 나는 노력형 배우인 것 같다. 못한다는 소리 듣기 싫어 악착같이 하고 있다”고 연기자로서 갖는 욕심을 털어놨다. 그리고 아직 배울 것이 많기에 더욱 노력할 것이고, 이를 통해 더 좋은 모습만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궁금한 게 많아서 집에서 공부를 많이 한다. 외국어 공부도 하고, 컴퓨터로 서치도 한다. 물론 잘 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뭘 하나 하면 알 때까지 파고 드는 경향이 있다. 어중간하게 알다가 마는 건 싫다. 대본도 대사의 단어를 다 알고 이해하고 읽는다. 그냥 읽기만 해서는 안 된다. 이로 인해 대사 톤이 달라질 수 있다.” /parkjy@osen.co.kr
[사진]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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