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결말로 우리 곁을 떠난 ‘그녀는 예뻤다’는 황정음, 박서준, 최시원이라는 대세 배우들의 맹활약을 남겼다. 세 배우가 만들어가는 달달한 삼각관계는 드라마의 중독성을 높였다. 이들이 지난 3개월간 ‘그녀는 예뻤다’에 출연하며, 얻은 유산은 인기 이상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MBC 수목드라마 ‘그녀는 예뻤다’가 지난 11일 종영했다. 지난 9월 16일 첫 방송을 한 드라마는 어린 시절 예뻤던 혜진이가 못 생겨지면서 외모 콤플렉스를 갖게 되고 첫 사랑 지성준(박서준 분)에게 정체를 속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였다. 여기에 혜진이의 아름다운 가치를 알아본 김신혁(최시원 분)이 가세하며 재밌는 삼각관계가 형성됐다.
황정음과 박서준, 최시원은 설레면서도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사랑을 받아보고 싶게 만드는 욕구를 자극하며 로맨틱 코미디의 환상을 제대로 건드렸다. 특히 세 사람은 누가 연인이 돼도 전혀 어색함이 없이 훌륭한 조합을 보여줬다. 황정음과 박서준, 황정음과 최시원 뿐 아니라 박서준과 최시원의 웃긴 라이벌 조합도 재미가 상당했다. 박서준과 최시원은 사랑의 경쟁자인데, 최시원이 연기하는 신혁의 엉뚱한 면모 때문에 둘이 함께 있으면 웃음이 터지는 장면이 많았다. 신혁이 성준의 속옷에 집착을 한다든가, 은근히 속을 긁는 전개는 ‘남남 커플’의 정석을 보여줬다.
배우들의 열연은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황정음은 ‘지붕뚫고 하이킥’을 시작으로 ‘자이언트’, ‘내 마음이 들리니’, ‘골든타임’, ‘돈의 화신’, ‘비밀’, ‘끝없는 사랑’, ‘킬미 힐미’를 거치며 정극과 코미디를 오가며 흥행보증수표로 자리잡았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흥행하고, 높은 캐릭터 몰입도를 보여주며 ‘믿고 보는 배우 황정음’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어떤 작품에 출연하든, 충실한 감정 연기로 대중성과 연기력을 갖춘 배우로 성장했고, 이번 드라마까지 성공시키며 톱배우 대열에 올라섰음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박서준은 ‘드림하이’로 데뷔한 후 꾸준히 작품을 하며 한 단계 한 단계 성장한 배우. 주말드라마 주연과 케이블 드라마 주연을 거친 후 이번 작품에서 지상파 평일 주연을 꿰찼다. 망가지는 캐릭터가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는 로맨틱 코미디인데도, 한없이 멋있는 성준으로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사랑하고 싶은 남자, 사랑받고 싶은 남자로 부상했다. 탄탄한 연기력이 뒷받침됐던 배우인 박서준은 대중적인 인기까지 높아지며, 대세 배우로 떠올랐다.
최시원은 ‘그녀는 예뻤다’가 편견을 깨는 드라마였다. 배우로 데뷔했지만 배우로 인정받기 전에 슈퍼주니어로 한류스타가 되면서 배우라는 인상이 크지 않았던 그였다. 해외에서는 오히려 연기와 스타성 모두 인정받았지만, 국내 작품에서 한 방이 부족했던 그는 ‘그녀는 예뻤다’가 배우 최시원의 강점을 알리는 기폭제가 됐다. 일반 시청자까지 자신의 팬으로 만들었고, 거침 없이 망가지면서도 매력적인 신혁으로 최시원의 재발견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한편 ‘그녀는 예뻤다’ 후속작은 정준호, 문정희 주연의 ‘달콤 살벌 패밀리’다. 오는 18일 오후 10시에 첫 방송되는 이 드라마는 집밖에선 폼 나는 조직 보스지만, 집안에서는 와이프 잔소리와 두 아이들 무시에 찬밥 신세인 서열 4위, 대한민국 고달픈 가장의 대표 얼굴, 두 얼굴의 남자가 가족을 지키기 위해 벌이는 처절한 사투를 그린다. / jmpyo@osen.co.kr
[사진] MBC 제공, ‘그녀는 예뻤다’ 방송화면 캡처